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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참여도 버릇, 어릴때부터 길러줘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21. 13:18
대학생 손경일(20)씨는 고3이던 지난해 6월 독특한 형태의 지역사회 참여활동을 벌였다. 경기도 일산에 살고있는 손씨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버스노선 안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손씨가 이런 작업을 한 것은 일산이 신도시인 탓에 버스노선의 신설과 조정이 잦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곳이 제대로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 친구들 중에는 편리한 노선인데도 몰라서 못타는 경우도 있었지만, 관할 시청 홈페이지에는 폐지된 노선이 버젓이 등장했다. 손씨는 2개월여에 걸친 노선답사와 제작작업 끝에 지난해 6월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현재 하루 평균 200여명씩 이 곳을 찾아 총이용자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손씨의 지역사회 참여활동은 지난 11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서울에서 마련한 2003년 세계아동현황보고서 발표회에서 소개됐다. 이날 발표회는 서울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졌다. 이번 유니세프 아동현황보고서의 주제는 ‘어린이의 참여’ 였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관심과 의견을 찾아내고,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들이 실질적으로 세상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세계 각지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청소년의 참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과 사진은 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보편적인 도구이다. 독일의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청소년 사진 프로젝트는 전세계 45개국 5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서로가 찍은 이미지를 교환하고 인터넷 채팅룸과 엽서, 온라인전시 등을 함으로써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

어린이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 사례도 있다. 나이지리아 아비아주에서는 10~16살의 어린이들이 영·유아들의 예방접종 확대를 위해 나섰다. 이들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연령의 아이들을 찾아 집집마다 돌아니며 접종 실태를 파악하고, 아이의 부모들에게 접종의 필요성을 알림으로써 접종률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한달에 8명의 어린이가 예방접종을 받았던 것이 이 활동 이후 매달 평균 328명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경우는 어린이들의 의견이 온나라로 확산된 경우다. 이 도시는 1997년부터 지역사회 자체의 ‘어린이 대변자’ 제도를 운영해왔다. 지방정부는 초등학교 옆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60㎞로 결정했는데, 어린이들은 이 제한속도가 너무 빠르며 시속 40㎞가 어린이는 물론 노인들에게도 안전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결국 이런 주장은 받아들여졌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로교통계획의 기준이 되었다.

유니세프는 이번 보고서에서 “능력있고 책임있는 시민의식은 나이가 18살에 이르렀다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며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이 참여의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때 민주사회의 유능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보고서가 밝힌 전세계 5세 미만 유아사망률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천명당 5명으로 선진국 수준을 유지했다. 유아사망률이 제일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으로 316명이었으며, 제일 낮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3명이었고 세계평균은 8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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