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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정말 비스타보다 XP를 더 원하고 있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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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XP 프로페셔널과 윈도 비스타 얼티미트 / MS 본사 제공

MS, XP로 다운그레이드 허용…OEM 단종시기도 5개월 늦춰 “비스타로 갈아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의견 반영한 듯 한국MS “가정용은 이미 ‘비스타’가 대세…기업 시장이 관건”


사용자들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윈도 XP’인가 ‘윈도 비스타’인가.
 
윈도 비스타와 윈도 XP를 둘러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초 MS는 내년 1월 30일까지 윈도 XP 판매를 접고 윈도 비스타로 옮겨가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강조해 왔다.


MS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은 물론이고, 비스타 서비스팩1(SP1) 조기 출시를 통해 차세대 운영체제 전환에 ‘올인’하고 있는 상태다. 올 초 정식 출시된 후 MS는 윈도 비스타 보급 확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최근 MS가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말 해외 주요 IT 매체들은 “MS가 공공연히 '다운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며 “윈도 비스타 PC를 구입한 고객 중 윈도XP로 교체를 원할 경우 지원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MS가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주요 PC 제조사들을 통해 ‘다운그레이드’ 옵션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전 버전으로 회귀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MS 역시 홈페이지에 다운그레이드 정책을 담은 공식 자료를 게재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다운그레이드는 주요 PC 제조업체들을 통해 윈도 비스타 비즈니스나 얼티미트 버전을 구입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외신들이 전하는 해외 OEM들의 움직임들은 심상치 않다. PC제조업체 중에선 후지쯔가 지난달부터 노트북PC와 태블릿PC 구입자들에게 윈도 XP 프로 디스크를 제공하는 등 다운그레이드에 가장 적극적이다.


레노버는 아예 IBM 씽크패드 웹 사이트의 레노버 사이트에 ‘XP 다운그레이드 프로그램(Downgrading from Windows Vista to Windows XP)’을 공지하고 있다. 내년 6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부팅 가능한 ‘윈도 XP 복구 CD’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휴렛패커드(HP) 역시 지난 8월부터 다운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 게이트웨이 등 세계적인 PC 메이커들은 대부분 다운그레이드 프로그램에 호의적이다.



◆ ‘구관이 명관?’…MS, 숨통을 조였던 XP를 다시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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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보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XP 다운그레이드 정보

사태가 이쯤 되자 MS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윈도 XP OEM 판매 기간을 5개월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내년 6월 말까지 윈도 XP를 연장 판매하겠다는 설명이다.


MS는 자료에서 “소비자와 파트너 업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윈도 XP 판매를 내년 6월 30일까지 연장 하겠다”며 “이에 따라 개도국에 보급하고 있는 보급형 OS '윈도 XP 스타터 에디션'의 경우도 판매 시한이 2010년 6월 30일까지 연장된다”고 말했다.


윈도 운영체제는 차기작이 나온 뒤 일정기간 동안 구형 버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기간을 두고 있다. ‘대기업 OEM’으로 공급된 윈도는 1년이고, 중소형 벤더 DSP나 소비자용 싱글 박스 패키지 윈도는 2년이다. 이번에 MS가 2008년 1월에서 6월로 5개월 더 연장시킨 것은 OEM 부문이다. 따라서 윈도가 MS에서 단종되는 시한은 2009년 1월이 되는 셈이다.


마이크 나시(Mike Nash) MS 부사장은 자료에서 “윈도 비스타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윈도 비스타로 갈아타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실질적인 측면에서, 새 운영체제가 출시된 후 2년 동안 구형 운영체제를 판매해 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제품 판매를 단종 시키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올 여름까지 윈도 비스타 라이선스가 6000만개나 팔렸다”며 “비스타는 MS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팔리고 있는 운영체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50대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이 윈도 비스타 호환 버전을 내 놓았고, 비스타 호환 장치는 200만개가 넘는 등 비스타 호환성이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국MS는 지난 5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4월 한 달 간 국내에서만 윈도 비스타 약 25만 카피를 출하하여 2월 10만 카피, 3월 16만 카피에 비해 50% 이상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MS는 또 “한국MS의 운영체제 전체 판매량 중 윈도 비스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월 38%에서 4월에는 63%로 크게 상승했다”며 “이는 출시 3개월째 판매량 점유율이 약 54%를 기록한 윈도 XP (2001년 10월 출시)에 비해서도 다소 높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MS XP SP2 출시할 때도 비슷한 분위기…
    주요 게임 호환성도 확보…

일부에서는 지난 24일 ‘윈도 서버 2008 일반 시험판(RC0)’과 함께 connect.microsoft.com을 통해 전 세계 테스터 1만2000여명에게 공개한 ‘비스타 서비스팩 1(SP1, 빌드번호 6001.16659) 시험판’이 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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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비스타 패치 업데이트 화면

내년 1사분기에 정식 출시될 비스타 첫 번째 서비스팩은 ▲지금까지 파악된 비스타의 문제점을 상당수 개선하고, ▲기업들에게 더 편리한 비스타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석현 한국MS 비즈니스 및 마케팅 본부 부장 조선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SP1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돌고 있다”며 “윈도 XP SP2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SP1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비스타에 문제가 많다, 하지만 SP1에서는 확 고쳐질 것’이라는 식의 미확인 소문에 신경 쓰지 말고, 이왕 윈도 운영체제가 탑재된 PC를 구매할 것이라면 지금 사는 것이 낫다”고 솔직히 조언했다.


“구형 소프트웨어나 게임이 호환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그는 “어차피 소프트웨어 사업은 ‘업그레이드 비즈니스’인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이 확보되지 않는 부분은 범용 OS를 개발하는 회사로서 책임져야 할 원죄 같은 것”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프트웨어 보급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반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임 호환성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MS 자체 조사 결과, PC방 30대 주요 게임(온라인 및 패키지 포함) 중 윈도 비스타에서 동작하지 않는 게임은 단 한 종에 불과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새로운 운영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반 사용자들보다 기업 사용자들의 저항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스타의 경우 기존 내부 애플리케이션(인하우스 소프트웨어) 환경과 맞지 않거나 생소한 사례가 많아 IT 관리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비스타를 운영하기 위한 주요 사양이 XP에 비해 다소 높다는 점도 보급을 가로 막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가정용은 이미 ‘비스타’가 대세…MS의 진짜 고민은 ‘기업고객 공략’


일부 사용자들의 반응과 달리 시장에서는 이미 ‘윈도 비스타’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 현재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판매 신제품은 한두 가지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스타로 바뀐 상태다.


이석현 한국MS 부장은 “일반 사용자용 시장에서는 새 PC의 75% 이상이 윈도 비스타로 바뀌었다”며 “가정용 시장의 반응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서 윈도 비스타 출시 후 약 3~4개월 동안은 압도적으로 비스타 매출이 많았다.


이후 윈도 XP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9월 달부터는 비스타가 전체 운영체제 매출의 절반을 넘으며 점점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PC방 30대 게임 호환성도 1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스타에서 동작한다. '정품 사용자' 중 윈도 XP로 돌아가길 원하는 다운그레이드 요청도 매달 손에 꼽을 수준이라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기업용 시장은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사실 제일 큰 문제”라며 “기업용 시장에서 (당초 예상보다)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윈도 XP가 출시될 때에도 늘 그랬다.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며 “통상 기업들은 신제품이 출시된 후 2년째부터 바꾸는 편인데, 올해 국내 기업시장 100만대 중 10만대에 비스타가 탑재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계자는 “최근 한국MS 내부에서도 64비트 비스타에 대한 테스트에 들어갔다”며 “이 역시 호환성이 다소 확보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64비트는 운영체제 구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한국MS는 내년 중반 64비트 하드웨어가 널리 보급되면 64비트 비스타가 본격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침체된 국내 PC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64비트' 이슈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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