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슈

전쟁터의 청부업자, PMC(민간군사기업)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8. 14:2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이라크에서 민간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 직원들이 민간인을 무차별 사격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PMC의 활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PMC란 이름 그대로 세계 각국에서 각종 군사 활동을 벌이는 민간 업체를 뜻한다.

문제가 된 사건은 9월 16일 미국대사관 직원이 탄 차량이 이라크 바그다드 서부 니수르 광장을 지나면서 발생했다. 차량이 폭탄 공격을 받자 미대사관 직원의 경호 업무를 맡고 있던 미국 PMC ‘블랙워터USA’ 요원들이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광장에 있던 민간인들을 무차별 사격했다. 이라크 민간인 1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다.

‘돈을 받고 무력을 파는’ PMC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세계 곳곳에서 민간인 살상을 비롯해 인권 관련 문제를 일으켜 왔지만 제대로 알려진 경우는 드물다.

현재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수백 개 PMC가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요인 등의 경호 업무를 넘어 전투에 참여할 뿐 아니라 군수물자 수송, 군사훈련 지도 등 한 국가의 정규군 못지않은 온갖 활동에 손을 뻗치고 있다.

▽PMC 활동 지역은 ‘치외법권’=이라크 정부는 니수르 광장 사건 다음 날인 9월 17일 블랙워터USA의 사업면허를 취소하고 이 업체를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9일 이라크 내무부의 압둘 카림 칼리프 대변인은 “블랙워터USA의 면허 취소를 원치 않는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라크전 발발 이후 2003년 6월 미군 주도의 임시행정처(CPA) 훈령에 따라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민간기업을 이라크 사법기관이 처벌할 수 없다’는 면책권이 부여됐다. 이는 이라크 정부가 구성된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PMC에 대해 이라크가 사법권을 행사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미국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블랙워터USA는 2005년부터 이라크에서 195건의 총격사건에 연루됐고 이 중 84%는 업체 직원이 먼저 발포했다.

▽이라크에서만 10만 명 활동=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PMC는 60여 개사 10만여 명에 이른다.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15만여 명의 3분의 2에 이르며 미군 이외의 연합군 전체보다 많다. ‘PMC가 이라크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실질적 세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중 전투에 직접 참여하는 인원은 2만 명 선. 5만여 명은 식자재 공급과 요리, 세탁 등을 담당하며 1만5000명은 이라크의 유전 시설을 경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재건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한때 7만 명 선이었으나 현재는 1만5000명 정도.

▽걸프전 계기로 급성장=PMC는 1973년 미국이 징병제를 철폐하면서 탄생했고 1991년 PMC 인력 1만여 명이 참전한 걸프전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미국 국방부는 1994년 이후 현재까지 12개의 자국 PMC와 총 3000억 달러 규모의 3601건 계약을 채결했다.

PMC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것은 냉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군축이 이루어지면서 군 업무 능력이 떨어지게 됐고 소규모 분쟁이 유행처럼 번진 반면 정부 기능의 아웃소싱 바람으로 군사업무를 PMC에 맡기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

특히 PMC가 정치 외교적 문제를 덜 일으키는 데다 의회와 여론의 감시를 받지 않아 국내 정치적 부담도 적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있어 각국 정부가 PMC 사업을 키우게 됐다.

▽대부분 특수부대 전역자=예전에는 경호와 물자 수송 등이 PMC의 고유한 업무로 경호업체라는 표현에 걸맞았다. 그러나 걸프전을 계기로 영역이 확장돼 현재는 아프리카 지역 대부분의 군사훈련이 PMC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 당시에는 스텔스 전투기와 B-2 전폭기, 탱크 등의 배치에도 PMC가 간여했다.

PMC 직원들은 대부분 특수부대 전역자이지만 연봉은 특수 임무의 경우 10만 달러에 이르며 정규군 복무 때보다 2, 3배 높다. 일당은 평균 400∼600달러(약 36만∼54만 원)다.

제3세계의 특수부대 요원들에게도 PMC는 매력적인 직장이다. 7월에는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추종하던 전직 칠레 장교 1000여 명을 블랙워터USA가 모집해 이라크에 배치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