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저상버스 탑승은?
앵커멘트]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1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들여 도입한 저상버스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고 합니다.
버스만 들여온 채 정작 중요한 정류장 시설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강진원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선천성 뇌성마비로 외출이 어려운 유재근 씨.
책읽기를 즐겨 자주 도서관에 가려고 해도 선뜻 집을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가 도입됐다는 소식에 어렵게 용기를 내봤지만 번번이 마음에 상처만 입었습니다.
[인터뷰:유재근, 인천시 부평2동]
"버스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사판이 내려져셔 휠체어가 뒤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을 장착하고 차체를 낮춘 저상버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휠체어를 타고서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 대당 1억8,0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정부의 보조금은 1억여 원.
하지만, 버스정류장 등 제반 시설은 개선되지 않아 장애인들은 여전히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로와 정류장 사이의 턱이 높은데다, 경사까지 가파르기 때문에 버스에 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류장 주변에 설치된 가판대나 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들도 문제입니다.
[녹취:모 버스 운전사]
"정류장에다 불법주차를 많이 해요. 이렇게... 동인천 쪽으로 가면 다 해놔요. 그러면 태우기 힘들어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시 당국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유호민, 인천시 버스개선기획단장]
"보도 턱을 낮춘다든가, 버스 도착정보를 제공한다든가 이런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류장부터 점진적으로 시설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천시내 정류장이 천 개가 넘어 장애인을 위한 교통시설 개선 비용만 모두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 대책만 있고 실천은 뒤따르지 않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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