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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도 ‘토토로’도 놀랄만한 그들의 시험비행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1. 10:22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신작인 줄 알았습니다. 이게 정말 대학생들이 만든 작품 맞나요’ (mtable)

      대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중편 애니메이션 ‘종이비행기’의 예고편이 네티즌들의 뜨거운 찬사와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와 키위닷컴 등에 올라온 ‘종이비행기’ 예고편은 1분18초의 짧은 분량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작품성과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격려와 찬사의 댓글이 수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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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위로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현중, 김영범, 오지원, 유보미씨

    • 지난 2005년 12월, 대학생 20명이 30분 분량의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고자 시작한 ‘종이비행기’는 2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성을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어떤 이는 입대를 하고, 어떤 이는 지쳐 떠나고, 어떤 이는 새로 합류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리고 오는 11월 최종 완성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후반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처음엔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말했지만, 완성을 앞두고 ‘너희가 해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는 총감독 이현중(25·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과)씨는 “지난 1년의 시간이 마치 10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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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종이비행기'의 한 장면

    • 실제로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투자됐다. 30분 애니메이션에 들어간 밑그림(작화)만도 3만장이 넘는다. 상영시간이 135분인 ‘원령공주’(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997년 작품)의 밑그림 14만장과 맞먹는 수치다. 작화를 담당한 남훈일(22·한성대 애니메이션과)씨는 “힘들고 싫은 고생이 아니라, 행복한 고생을 했다”고 했다. 좁은 자취방은 공동 작업실로 변했고 제작에 들어간 모든 비용도 넉넉하지 않은 용돈을 털어 마련했다.

      이렇게 완성을 앞두고 있는 ‘종이비행기’는 캐릭터의 세밀한 움직임과 표정, 그리고 배경 등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과 비교하는 많은 댓글이 달렸으며 심지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라는 오해를 살 때도 있다. 상업적 투자를 전혀 받지 않은 학생들의 순수 창작물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의 그것과 비교된다는 것이 그리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유보미(21·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과)씨는 “닮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영광”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수준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흥행에서는 번번히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획과 시나리오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꾼이 되는 것”, 그리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이는 것”이 바로 종이비행기 팀의 목표다.

      ‘미래소년 코난’과 ‘이웃집 토토로’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세대라면 11월에 완성될 ‘종이비행기’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잘 만들고, 재미있다는 것을 떠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미술감독 오지원(23·건국대 영상애니메이션과)씨의 말처럼 어린 시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편의 수채화 같은 영상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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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종이비행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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