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도 어느덧 마지막 달력 한 장만을 달랑 남겨 놓았다. 곧 새해 1월1일이 우리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에겐 새해 1월1일은 아무 의미가 없는 날이었다. 현재 양력이 아닌 음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를 잘 나타내주는 양력을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력을 꼼꼼히 살펴보면 '음력의 과학성'이 만만치않음도 알 수 있다. 달력의 과학을 알아보자.
■시행착오 통해 완성된 양력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삼는 양력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들어 썼다고 알려져 있다. 이집트의 양력은 한 달을 30일로 12개월을 보내고 해마다 연초 5일을 축제일로 정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365일로 떨어지긴 하지만 1년의 실제 길이보다 6시간이 짧아 나중에는 엄청난 차이를 초래했다.
이 모순을 해결한 것이 '율리우스력'이다. 율리우스력은 4년마다 하루를 더 넣어 날짜를 맞췄다. 하지만 이 방법도 1년을 실제보다 11분 길게 잡아 1000년 후에는 또 다시 개정을 해야하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래서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확정한 '그레고리력'이 탄생했다. 이는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역법이 됐다.
그레고리력은 4로 나눠지는 해에 윤달을 넣되 100으로 나눠지는 해엔 평년으로 하고 다시 400으로 나눠질 때는 윤년으로 한다는 규칙을 만들어 정확성을 높였다.
우리나라는 고종황제가 개국 504년이던 1895년 11월 17일(음력)을 개국 505년 1월1일로 정하기로 하면서부터 이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날짜가 뒤죽박죽인 음력은 어려워
음력은 지구둘레를 도는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기본단위는 달이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이 될 때까지의 시간(1삭망월·29.5306일)으로 29일의 작은달과 30일의 큰달을 교대로 써서 평균 29.5일을 한달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음력은 29일과 30일로 구성된 12개월을 1년으로 삼았다. 이 음력은 달의 모양새는 정확히 알려주지만 본래 달력의 목적인 계절과 다르게 움직이는 단점이 있다. 음력 1년이 지구 공전주기인 365.24일보다 11일정도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력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1년에 약 11일이 양력보다 앞서가므로 3년이면 약 한달, 9년이면 한계절이 실제와 어긋나게 된다.
이것을 조정하기 위해 음력에선 가끔 윤달을 넣어서 계절과 음력의 날짜가 맞도록 하고 있다. 보통 19년 동안에 7개의 윤달을 끼워넣는다.
본래 달력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음력만 갖곤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중국에선 음력에 농경에 필요한 24절기를 넣어 사용했다. 따라서 입춘, 동지, 하지 등 계절 변화를 나타내주는 24절기는 양력을 이용해 정해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쓰고있는 음력이 바로 태음태양력이다.
■음력의 과학이 양력을 앞서기도
매달 음력 1일은 해와 달과 지구가 일직선이 되는 합삭(그믐)의 날이다. 반면 양력 1일엔 아무 의미가 없다.
한 달을 채우는 날짜 수도 음력이 더 규칙적이다. 음력은 29일과 30일이 반복되지만 양력은 28일부터 31일까지 제멋대로다. 특히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시저와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을 딴 7월과 8월은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31일로 돼있다. 때문에 우리는 주먹을 쥐어 마디를 세어가며 31일이 있는 달을 꼽아봐야 한다.
양력은 계절에 잘 맞는다. 태양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 달의 차고 짐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태음태양력은 달의 차고 짐을 정확히 반영한다. 게다가 계절을 알 수 있도록 양력 성분인 24절기를 넣어 해와 달의 변화를 모두 반영했다 할 수 있다.
음력의 진가는 옛날에 더 했다. 오늘날처럼 가로등이 없던 예전엔 달의 밝기로 밤을 밝혔다. 음력은 이 달의 밝기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또 음력을 이용하면 간조와 만조 때 물의 높이도 예측할 수 있다. 보통 삭이나 보름 때 물 높이가 높기 때문에 보름 근처에 만조가 되면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도 달은 어부에게도 큰 길잡이가 된다. 달의 위상이 물고기떼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보름이나 그믐보다는 상현이나 하현 때 물고기가 더 많이 잡힌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달력이 없던 우리 선조들에게 달의 모양만으로 날짜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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