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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탐지기, 어떻게 몰카 잡아낼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19. 18:43

몰카가 쏘는 주파수 대역 전파 찾아내 '삐삐'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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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이하 휴대용 기기는 1m 이내 것만 탐지 가능

이달 초 폐쇄회로에 찍힌 섹스 동영상이 DVD로 공개돼 현직 보건장관이 퇴진하면서, 말레이시아에 스파이 카메라 방지용 소형 탐지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몰카탐지기만 해도 20여 종. 가격대도 2500원부터 100만원대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도대체 몰카탐지기는 어떻게 몰카를 찾아내는 것이고, 가격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 몰카탐지기는 어떻게 몰카를 찾나

몰카탐지기는 몰카가 쏘는 전파를 탐지해 위치를 알아낸다. 무선카메라가 대부분인 몰카는 보통 1.2㎓(기가헤르츠, ㎐의 100만 배)나 2.4㎓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휴대형 몰카탐지기는 바로 이 주파수 대역의 전파를 탐지해 신호음을 내는 것이다.

실제로 써보면 어떨까. 한 업체의 3만원대 몰카탐지기를 이용해 몰카를 찾아봤다. 탐지기는 몰카가 있는 곳 반경 50㎝ 안에 들어가서야 빨간불이 켜지고 '삐삐'하며 경고음을 냈다. 50㎝에서 벗어나는 순간 탐지기에서는 불이 꺼지고 소리도 멈춘다. 이 정도 감지 성능으로는 손이 닿지 않는 높은 천장에 달린 몰카는 찾아낼 수 없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저가(3만원 이하) 몰카탐지기는 1m 이내의 몰카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몰카탐지기가 반응한다고 해서 반드시 몰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몰카탐지기가 찾아내는 주파수 대역을 쓰는 무선전화기도 있기 때문이다. 드물게는 형광등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도 탐지기가 반응하기도 한다. 주변 전파를 차단해 몰카에만 반응하도록 한 탐지기도 있지만, 가격이 5만원 이상으로 비싼 편이다.

◆ 몰카탐지기는 모든 몰카를 찾나

몰카와 몰카탐지기를 판매하고 있는 청계천 세운상가 한 상인은 "전파 탐지 식 몰카탐지기로는 한계가 있다"며 "몰카의 70% 정도만 이 방식으로 잡힌다"고 말했다. 또, 탐지기가 몰카의 신호는 잡아낼 수 있어도 샤프심 두께만한 몰카 렌즈까지 찾아내진 못한다. 회사원 김영애(여·28)씨는 "회사 화장실에서 몰카탐지기가 울려서 주변을 뒤져봤지만 정작 몰카를 못 찾아내 실망했다"고 말했다.

몰카탐지기가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 캠코더로 몰래 찍는 '도촬(盜撮)'까지 적발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휴대용 탐지기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도촬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광선을 쏘아 렌즈를 찾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의 한 업체에서 628㎚(나노미터, 1m의 10억분의 1)의 광선을 발사해 렌즈 반사광으로 카메라를 찾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판매는 한 달 30여 대 수준이다. 크기가 크고 무거워 휴대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열화상(熱畵像) 장비를 이용한 탐지기, 반도체 탐지기들이 몰카를 전문적으로 탐지하는 데 사용되지만, 가격이 500만~수천만원대에 이르러 보안 전문가들이 쓸 뿐이다.

◆ 몰카 대 몰카탐지기

소형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싸움도 더욱 치열해졌다. 카메라 렌즈는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작아졌다. 단추에도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임의로 무허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몰카도 나왔다. 기존에 많이 쓰이던 주파수(2.4500㎓)를 살짝 낮춘 주파수(2.4055㎓)를 쓰는 것이다. 탐지기가 잡아내는 주파수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보안 전문업체 스파이존의 이원업 부장은 "몰카를 철저하게 잡기 위해선 영상 전송이 가능한 주파수대를 모두 다 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탐지기로 몰카를 발견해낸다 하더라도 몰카의 수신자가 누구인지 어디서 수신하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 몰카가 빚어낸 불신

지난해 11월 서울대 치대의 한 남학생이 학교 도서관에서 여성들의 치마 속을 찍으려다 적발됐다. 간호사들이 옷 벗는 장면을 훔쳐보려고 병원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의사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몰카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직장인 강원희(가명·여·32)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모텔의 몰카 비디오를 본 다음부터는 모텔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안업체 스파이존의 이원업 부장은 "부부가 서로의 몰카를 찾아달라며 각자 찾아온 적도 있었다"며 "의처증이나 의부증에 시달리는 중년층에서 몰카 탐지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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