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를 먹인다고 항상 변을 묽게 자주 보는 것만은 아닙니다. 모유를 먹는 아가는 하루에 변을 10번도
넘게 보는 수도 있지만 1주일쯤 안보고도 태연한 수도 있습니다.
어린 아가는 변은 먹는 것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간혹 모유 먹는 양이 적어질 경우 변을 잘
안보는 아가도 있습니다. 아가가 먹는 양을 잘 어림해보시고 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 아가가 변을 몇일
못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 같으면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분유를 먹는 아가의 변 만큼이나 모양을 갖추어서 나오기도 합니다. 아무튼 모유 먹는 아가의
변이 물게 안나오고 몇 일간 못봤다고 함부로 관장을 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유를 먹이는 아가가 정말로 변비가 생긴다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지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 보아야 합니다.
요즈음 모유를 먹여 키우는 아가가 별로 없고 대부분 분유를 먹는 키우니 분유 먹는 아가의 변은 여러
분이 아주 흔히 보는 것입니다.
분유를 먹는 아기의 변은 묽지만 약간의 모양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변의 색깔은 주로 연노란색이나 연갈색입니다. 어른의 변같이 모양이 제대로 잡혀있진 않지만 대개의
엄마들은 그리 고민하지 않습니다.
간혹 아기가 녹변을 본다고 분유를 바꾸려고 문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분유를 바꾼다고 녹변이 황금빛
변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 아기의 변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 아기들의 경우입니다. 좀 큰 아이들의 경우는 변에 이상이 있으면 어른들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할 수 있지만, 어린 아기들은 변을 보는 습관과 변의 양상이 어른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정상적인 변과 비정상적인 변을 구분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특히 몇 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엄마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녹변과 모유를 먹는 아이들의 물변, 그리고
어린 아기들의 변비입니다.
▶ 아기들이 변을 보는 양상은 나날이 바뀝니다
·아기의 변은 어떤 변이 정상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아기는 갓태어나서는 거무스름한 태변을 보고, 며칠 뒤 녹색을 띤 노란색의 이행변을 보다가, 다시 며
칠 뒤부터 노란색의 변을 보게 됩니다. 아기의 변은 어른과 달라서 먹는 음식과 몸의 컨디션, 월령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므로 어떤 변이 정상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간혹 아기의 변이 노랗
지도 모양이 예쁘지도 않으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도 있는데, 아기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므
로 어른과 같은 변을 보지 않습니다.
·변을 보는 횟수도 아기들마다 천차만별:
변을 보는 횟수도 먹는 음식에 따라 하루 1~5회를 보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경우나 정상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유를 먹으면 변을 하루에 보통 4~5회를 보고 많은
경우에는 하루에 10회 이상까지도 자주 봅니다. 모유와 달리 분유를 먹으면 횟수가 적어지는 경향이 있
으나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든 아기들은 개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변을 보는 양상 또한
나날이 바뀌는데, 하루에 한 번 변을 보던 아기가 갑자기 두세 번 변을 보기도 하고 4~5일 동안 변을 안
보기도 합니다.
▶ 아기 변의 다양한 양상들
·흰 몽우리가 나오는 변:
아기의 변에 순두부처럼 흰 몽우리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대개 분유의 유지방이 응고되
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흔히 할머니들이 ‘생똥’ 또는 ‘산똥’이라고 부르는데, 아기가 소화가 안돼 그렇다
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흰 몽우리가 보인다고 막연히 소화 불량이라고 판단하면 안됩니다. 정상인 경
우에도 변에 흰 몽우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기가 흰 몽우리가 있는 변을 보더라도 그밖의
다른 이상이 없고 잘 먹고 잘 논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장염에 걸리거나 장 운동이 나
빠져서 변에 흰 몽우리가 섞여 나올 수도 있는데, 장 운동이 빨라지면 분유가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
어들어서 흡수가 덜된 채로 변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려서 장이 나빠진 경우에도 이런 변이
나옵니다. 주의할 것은 변에 흰 몽우리가 섞여 나온다고 장약을 남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아기의 상
태가 의심스러울 때는 소아과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어떤 분은 아기가 소화가 안돼 변
에 흰 몽우리가 섞여 나온다며 설사할 때 먹이는 특수 분유나 우유 알레르기가 있을 때 먹이는 특수 분
유를 먹이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곤란합니다.
·당근이 그대로 섞여 나오는 변:
이유식을 하는 아기의 변에 당근이 섞여 나온다고 비정상적인 변이 아닌지 소아과 의사에게 문의하는
분들이 심심찮게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다른 이상이 없다면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지만 정 고민스러
우면 당근을 좀더 푹 삶아 주십시오. 물론 당근뿐 아니라 옥수수나 김, 그밖에 여러 가지 과일 껍질도
아기의 변에 그대로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끈적끈적한 찰흙 같은 변:
코 같은 것이 없고 단순히 끈기만 있는 경우라면 괜찮습니다. 어떤 아기의 변은 기저귀에 찰싹 달라붙
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드물지만 아기에게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아기의 현재 상태를 잘 살펴봐
야 합니다. 아기가 잘 먹고 잘 놀고 기분이 좋다면 변에 이상이 있더라도 기다려 볼 수 있습니다.
·폭삭 썩는 냄새가 나는 변:
어떤 아기는 진찰실에서 끙을 누면 온동네에 화생방 경보를 내릴 정도로 지독한 냄새를 피우기도 합니
다. 물론 소화가 잘 안돼 냄새가 지독한 경우도 있지만 이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냄새만 지독할
뿐 별다른 이상 없이 아기가 잘 먹고 잘 논다면 크게 염려하지 말고 기다려 보세요. 아기의 장이 다 썩
는 것 아니냐며 고민하는 엄마도 있는데, 정 고민되시면 한번쯤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도 좋습
니다.
·염소 똥같이 딱딱한 변:
변비가 있는 아기들은 대개 염소 똥같이 딱딱한 변을 봅니다. 어떤 아기는 딱딱한 변이 굵어서 항문이
찢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변을 보는 아기는 대개 먹는 양이 부족하거나 먹는 음식에 섬유질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분유를 먹는 아기가 변을 잘 못 보고, 변을 보더라도 딱딱한 경우에는 물을 더 먹이고
분유에 설탕을 좀 타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변비와 관장’ 편을 참고하십
시오. 이유식 먹일 나이가 되면 과일 주스나 채소 등을 더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오랫동안 딱딱한
변을 볼 때는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아 원인을 밝혀야 합니다.
·자장면 색깔의 검은 변:
이런 변은 대개 위나 십이지장과 같은 상부 소화기관에 출혈이 생겼을 때 볼 수 있습니다. 녹색을 띤
짙은 쑥색의 변과는 달리 자장면 같은 검은색을 띱니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소아과 의사가 진료해서
원인을 밝혀야 하므로 기저귀를 가지고 소아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장면 색깔의 변이
나와도 괜찮은 경우가 있습니다. 빈혈 치료를 위해 철분약을 먹고 있는 경우 변이 검게 나올 수 있습니
다. 이런 경우는 병적인 것이 아니므로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검은 색깔을 띤 음식을 먹어도
변이 검어질 수 있는데, 짙은 쑥색이 아닌 자장면 색깔의 검은 변을 누면 반드시 변을 가지고 소아과
의사에게 가서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쌀뜨물같이 부옇게 나오는 변:
콜레라나 가성 콜레라(장염)에 걸리게 되면 설사가 쌀뜨물같이 부옇게 나옵니다. 콜레라에 대해서는
엄마들이 미리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콜레라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다 설령 발
생한다 하더라도 설사가 너무 심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게 되니까요. 문제는 가성 콜레라입니다. 가
성 콜레라는 로타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장염으로 콜레라를 닮은 가짜 콜레라를 말
합니다.증상은 콜레라와 비슷하지만 별 문제 없이 좋아집니다. 변의 이상보다는 설사가 심해서 저절로
소아과에 가게 되므로 변의 양상에 민감할 필요는 없습니다.
·변 전체가 흰색을 띤 변:
흰색의 몽우리가 몽글몽글 있는 변이 아니라 변 전체가 흰색을 띤 변을 말합니다. 이 흰색 변은 신생아
에게 아주 드물게 문제가 됩니다. 변이 노란색을 띠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담즙이 변에 섞이지 못하면 변이 흰색이 됩니다. 이렇게 아기가 흰색 변을 보는 경우 담도가 막
히는 병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반드시 의심을 해야 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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