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미국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에 각종 보너스가 집중된다. 또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소비가 증가하면서 내수가 늘어나고, 관련 기업의 매출도 증대된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 그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러한 경향은 결국 증시 전체의 강세 현상으로 이어지는데, 이 강세 현상이 바로 산타랠리이다.
해마다 일정한 시기(월별)에 따라 증시의 흐름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현상인 캘린더 효과(calendar effect)의 하나로, 보통 연말장 종료 5일 전부터 이듬해 2일까지를 가리킨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나타나는 까닭에 '산타'란 이름이 붙었다.
미국에서 생긴 용어이지만, 산타랠리 현상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국제적인 분쟁이나 유가상승,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산타랠리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산타랠리에 이어 이듬해 1월, 새해를 맞아 주식 분석가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주식시장에서는 1월효과(january effect)라고 한다.
[2008년 12월 10일 내일의증권주식전략] 유동성랠리 기대반 경계반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자금 돌게 해야…한은 정책변화 중요
코스피지수가 9일 전날에 비해 0.79포인트(0.07%) 소폭 오른 1105.84로 장을 마쳤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매매가 일정부분 증시를 좌우한데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선물ㆍ지수옵션ㆍ주식선물ㆍ주식옵션) 만기일 부담과 한국은행의 12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인하 여부 등으로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2013억원을 순매수하고, 장후반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오름세로 마쳤다. 명목상으로는 전날 7.5% 급등을 포함해 최근 3거래일간 상승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12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일 종가기준으로 1058.62였던 지수는 9일 1105.84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7거래일간 4.5% 올랐다.
물론 지난 4일 장중 997.00까지 하락하면서 1000선이 깨지기는 했지만,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아시아주요증시의 오름세 등과 발맞추면서 '우상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글로벌증시가 바닥다지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논쟁이 불붙는 가운데 연말 산타랠리와 내년초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슬슬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7일 로이터는 '증시가 바닥에 거의 도달했다'는 의견을 밝힌데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바닥의 신호'가 나타났다는 방향으로 중심을 이동했다. 이어 8일에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글로벌증시가 산적한 악재로 바닥에 도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최근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산타랠리와 유동성 장세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혜린 한화증권(5,590원 80 -1.4%) 연구원은 "유동성의 확보와 내수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려는 미국 정책 당국의 시도에 시장은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현재 금융위기와 유사한 저축대부조합 사태로 미국채와 리보간 금리차(테드 스프레드)가 상승했던 1980 년대 후반에도 정부의 1250 억달러라는 공적자금과 정부 정책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며 주가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반등의 지속성에는 의구심이 있지만 일단 시작된 산타랠리를 즐길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는 시점에 현재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자금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로금리까지 하락을 시사하는 미국 정책 당국의 의지와 주요국간 정책금리차로 볼 때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각국의 금리인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달러의 약세 전환 시점이 될 것으로 판단됐다.
조 센터장은 "내년 2분기초에는 유로의 반등과 달러약세가 진행되면서 이를 감안한 글로벌증시는 1분기안에 유동성 랠리의 발생 가능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39,900원 1,700 +4.5%)은 경기와 상관없이 유동성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마주옥 연구원은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는 강화됐고 각국의 경기부양책은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국의 유동성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어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 가능성이 유동성장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미국 정책당국이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해소를 위해 푼 돈이 8조5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조단위를 넘어 1경230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여기에 중국당국도 내수진작을 위해 증시에만 4000억 위안을 푸는 등 향후 2년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8%에 해당하는 4조 위안(780조원)을 공급하고, 유로존도 2000억 유로를 경기진작책으로 내놓기로 하는 등 전세계에 '돈잔치'가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막대한 돈이 본격적으로 풀리면 경기침체를 잠시 잊는 유동성랠리가 이어질 공산도 베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키움증권 마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으로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용석 현대증권(9,620원 150 -1.5%) 시황분석팀장은 "전세계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나게 풀린 돈이 조만간 위력을 확인하면 국내증시도 의외로 빨리 강한 랠리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증시가 글로벌증시의 돈잔치 향연을 누리려면 구조조정 등을 위한 국내 정책당국의 과감한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건설사를 비롯한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풀린 돈이 아래로까지 내려와야만 세계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8월 5.25%p에서 지난달 4.00%p까지 4개월간 1.25%p 내렸지만 시중에서는 여전히 '돈맥경화'가 풀리지 않고 있다.
CD금리(91월물)는 지난 10월24일 6.18%에서 5.44%로 소폭 내리기는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 금리도 우량급인 AA-(3년만기 무보증)급이 8.81%, BBB-(무보증 3년)급은 12.48%로 고공비행하고 있어 기업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머뭇거리다가는 유동성랠리는커녕 한국경제만 따돌림 당하는 결과를 맞게 될 수도 있다"며 "글로벌증시가 장기냐 단기야 논란은 있겠지만 유동성장세가 도래한다고 보면 정부와 한국은행 등 정책당국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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