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남편은 허겁지겁 약국으로 달려가 철분제를 구입한다. '사랑스런 아내에게 주는 남편의 첫번째 임신 축하 선물'이라는 다정한 멘트와 함께 모 제약회사의 OO철분제를 손에 든 남편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철분 보충을 위한 빈혈제 광고를 보면 항상 임신부가 등장한다. 이런 광고 때문인지 이제 빈혈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임신부들은 여러 가지 부작용들을 감수해가며 의무에 가깝게 철분제를 복용하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임신부들에게 철분제는 필수품일까. 혹시 음식만으로도 임신중에 부족한 철분 보충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임신중 철분제 복용에 관해 알아보자. | ||
일반인보다 6배의 철분이 필요한 임신부 임신중 필요한 철분량은 총 980mg 정도. 임신 초기보다는 태아가 자신의 철분을 만들기 시작하는 중기에, 중기보다는 태아와 태반이 급속하게 커지는 후기에 철분의 소비가 급증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필요한 철분의 양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식품에 포함된 철분의 장관 흡수율은 5∼10%에 지나지 않아 모체와 태아 모두에게 제공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은 임신을 하기 전부터 빈혈인 경우가 있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음식이나 철분제 등을 통한 철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모유수유를 할 경우에는 아기에게 모유로 전달되는 철분과 분만 후 2∼3개월 동안 생리로 잃는 손실량까지 생각하면 결국 임신 말기의 여성은 임신하지 않은 경우보다 약 6배의 철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간혹 철분제를 복용하면서 구역질을 하거나 변비 등의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임신부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억지로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모든 임신부가 철분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철분제가 없던 시대에도 우리 어머니들은 얼마든지 건강한 아기를 낳지 않았습니까." 철분제 복용은 개인 건강상태에 따라 어쨌든 철분제를 복용하기로 결심하고 나면, 그 종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철분제들 중에 어떤 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지 난감해진다. 철분제 구입을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임신부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철분량과 그에 부합되는 약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임신부에게 필요한 하루 철분량은 30∼60mg이므로, 약국에서 철분제를 고를 때는 철로 환산되는 양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그 다음은 어떤 종류의 철분제제를 선택하느냐인데, 서울시 방배동 새서울약국의 이정자 약사는 “철분제를 섭취할 임신부의 위장상태와 제조 원료에 따라서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철분제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철분제가 그것이다. 동물성 철분제는 얼마 전부터 판매가 금지된 상태이지만, 혹시라도 아직 판매하고 있는 약국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철분제인지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위장이 약한 임신부의 경우에는 철분제 복용으로 위장장애를 느낄 수 있으므로, 위장에 무리가 안 가는 캡슐형이나 소화흡수가 빠르고 위에 부담이 적은 시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위장이 튼튼하다면 대부분의 철분제가 효과는 비슷하므로 저렴한 철분정제를 복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철분제 복용량은 정상 임신부는 하루 30mg, 쌍둥이를 임신한 임신부는 하루 60∼100mg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임신 후기에 빈혈이 심해지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철분제의 양을 늘려 복용하기도 한다. 아침 공복이나 자기 직전에 복용 철분제는 보통 아침 공복에 복용하면 훨씬 흡수가 잘 된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오히려 위벽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식후 또는 잠자기 직전에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특별한 시간대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선택해 복용하면 된다. 또, 철분제를 약이라고 생각해서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임신부들이 있는데, 철분제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한 일종의 영양제이므로 안심해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철분제 부작용 음식으로 해결 간혹 임신부 중에는 철분제를 먹고 난 뒤 변비, 설사, 메슥거림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든 최영희(25·서울시 연희동) 씨도 몇 주 전부터 의사의 권유로 철분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그 이후부터 변비와 설사의 반복, 구토와 피부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이런 상태로 철분제 복용을 계속해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한다. 철분제 복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다양한데, 검은 변과 변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변이 검게 나오는 것은 철분제에 들어 있는 철분의 80∼90%가 대변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신 변비는 과일이나 야채같이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거나 수분 섭취를 늘려서 예방해야 한다. 또, 속쓰림이나 구토가 심할 때는 식후에 바로 먹거나 철분제제와 위장약을 처방받아 함께 복용하고, 아침 저녁으로 반 알씩 나누어 먹거나 아침, 점심, 저녁으로 1/3알씩 나눠 복용해 양을 줄여보도록 한다.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 - 레몬의 20배 함유한 감잎차 권할만 철분제 복용시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음료를 함께 마시는 것도 좋다.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렌지쥬스나 감잎차를 권할만 하다. 특히 감잎차에는 레몬의 20배가 넘는 비타민C가 포함되어 있어 임신중인 여성에게 좋은 차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한편, 『황금빛 똥을 누는 아이』의 저자이자 수수팥떡 모임(www.asamo.or.kr)의 최민희 씨는 철분제 복용에 부작용이 있는 임신부의 경우 음식물로도 섭취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제 경우는 임신 초기부터 미역국을 즐겨 먹고 시금치, 유정란, 산양유를 자주 먹었으며 조청이나 산야초 효소 30그램을 7배의 물에 희석해 하루에 두 번씩 물처럼 마셨더니 아무 문제없이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각 지역별 보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각 지역별 보건소에서 임산부들에게 철분제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필요한 것은 주소지를 확인할수 있는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된다. 보통 임신20주부터 철분제를 모자보건실에서 나눠준다. 포탈사이트에서 검색해 보거나 정부 사이트 http://chc.mohw.go.kr/로 접속해보면 지역별 보건소 현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좋은엄마 객원기자 김은하님의 글 인용] 빈혈약 복용전 커피 삼가야 빈혈은 적혈구나 그 주성분인 헤모글로빈(Hgb)이 부족해 몸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다. 국제보건기구(WHO)는 Hgb 수치가 성인 남자는 혈액 100 ㎗ 중 13㎎ 미만, 여성은 12㎎ 미만이면 빈혈이라고 본다. 빈혈의 일반적인 증상은 피로, 졸음, 집중력 감퇴, 두통, 현기증 등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는 창백해지고 모발이 거칠어진다. 손발톱은 편평해지고 세로로 굵은 선이 생기거나 스푼처럼 뒤로 젖혀지기도 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붓거나 숨이 찬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철결핍 빈혈'이 가장 흔하다. 철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임산부나 유아처럼 철분이 필요한 경우, 위궤양 치질 등으로 인한 출혈(여자는 월경 및 자궁출혈 등)로 철분이 빠져나갔을 경우 생긴다. 유아는 음식물이 철분의 유일한 공급원. 생후 6개월 이후에도 계속 모유만 먹이면 빈혈에 걸리기 쉽다. 철분이 듬뿍 든 이유식을 4∼6개월부터 먹어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철분 함유제제로 치료한다. 대개 2개월 정도면 정상화된다. Hgb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뒤에도 재발 방지와 철분 보충을 위해 3∼6개월간 철분제제를 계속 복용해야 한다. 철분의 위장관 흡수는 10% 정도로 아주 낮아 가급적 공복상태에서 복용하도록 하지만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복통 등의 부작용을 많이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식사 직후에 복용하거나 1일 복용량을 나눠 먹는 것이 좋다. 또 철분제제를 먹기 1시간 이내에 덜 익은 감이나 커피 녹차 유 제산제 등을 복용하면 철분흡수가 저해될 수 있다. 빈혈은 비타민 B12나 엽산이 부족해 생기기도 하는 등 여러 원인이 있으므로 의사의 진단에 따라 원인 별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경업-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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