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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전골목 / 파전맛집] 경희대 앞 파전골목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30. 09:32
[파전골목 / 파전맛집] 경희대 앞 파전골목

경희대 앞 파전골목(왼쪽), 나그네파전 주인 공경자 씨.

파전맛집 경희대 앞 파전골목과 센강

개발은 추억을 덮는다. 40년 전 경희대 앞에는 조그마한 개천이 흘렀다. 그 물길은 지금의 회기역을 돌아 중랑천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때는 기차역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집 한 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그곳에 조그맣고 허름한 판잣집 한 채가 있었다. 몸집이 뚱뚱한 사람은 기어들어가야 할 정도로 대문도 비좁고 낮았다. 그곳이 바로 회기역 주변에 형성된 파전골목의 원조격인 ‘나그네파전’ 집이다.

청량리역과 홍릉수목원 주변 지도.

주인장은 올해 72세인 공경자 씨. 독립문이 고향이라는 그는 6·25전쟁 때 피란을 갔다가 돌아와 이곳에 터전을 마련했다고 한다. 파전 장사를 시작한 것은 피란 중에 부산에서 동래파전을 맛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이곳은 1970~80년대 군부독재로 암울했던 시기에 운동권 학생들과 가난한 고학생들의 배고픔과 시름을 달래주던 곳으로 유명했다. 주인 공씨의 이야기다.

“학생들이 앞 개천을 ‘경희대 센강’이라 불렀고, 우리 집을 ‘워커힐 나그네’라고 불렀어. 참 운치도 있었고 정도 많았지. 지금도 가끔 옛날 생각나서 오는 사람들이 있다우.”

요즘 이곳에서는 불황기인데도 10여 개 파전집이 성업 중이다. 여전히 주머니 사정이 두둑하지 못한 학생들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개천은 복개공사로 사라지고, 판잣집은 현대식 건물로 개·보수된 지 오래다. 옛 모습은 동네 토박이들과 이곳을 기억하는 이들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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