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의 시력이 중요한 이유
그 전에 먼저 생각할 것이, 비행기의 비행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됩니다.
시계비행방식(VFR)
계기비행방식(IFR)
시계비행방식은 최소한의 항법보조장치의 도움을 받고 비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종사의 육안으로 지상지표물 등을 확인하며 비행하는 방식입니다.
계기비행방식은 조종사가 육안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을 최소한으로 배제시키고 관제기관의 장비 및 항공기의 장비, 그리고 관제사의 관제지시를 이행하는 것으로 비행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대형민항공기의 경우 이러한 비행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종사의 시력이 중요한 이유 1
이러한 시계비행방식은 일몰과 일출 사이에는 법적으로 비행허가가 되질 않습니다.(단, 국가항공기와 군용기의 비행, 긴급임무는 제외)
*매년 예상되는 일출과 일몰시간에 대한 부분은 항공정보간행물(AIP)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구름의 상태와 시정에 따라서도 비행이 허가되거나 혹은 불허될 수 있죠.
군용기 및 경항공기의 경우 거의 절대다수가 이러한 시계비행방식으로 비행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구질구질 설명달지 않아도 당연히 시력이 좋아야 하겠다는 것은 느끼실 겁니다.
조종사의 시력이 중요한 이유 2
전투기의 요격임무수행.
흔히 전투기의 전투방식을 보다 먼거리에서 목표물을 레이다로 확인하여 미사일을 발사한다.... 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틀린 부분은 아닙니다. 공중조계경보기가 목표물을 먼저 확인하고 그 정보를 아군의 요격기에게 전달하며 아군의 요격기는 정보에 따라 최적의 위치(고도)에서 적에게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하지만, 모든 공중전에서 전투기가 미사일리어의 개념으로만 정리될 수는 없습니다. 말 그대로 공중전(Dog Fight)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될 것이며, 이 경우 적에게 표적이 되기 이전(Lock On), 먼저 적을 잡아야 하는 꼬리싸움이 계속됩니다.
근접전투(Dog Fight)에서는 장비의 도움과 함께 시각적인 판단에 따라 전투가 수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중전에서는 급격한 회피기동을 수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일반적으로 땅에서 느끼는 1G의 압력이 아니죠. 5~6G까지의 압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각막에 손상을 주었던 라식이나 라섹수술등을 하게 되면 이러한 급격한 압력차로 인해 손상된 각막이 터져버릴 수 있습니다.
조종사의 시력이 중요한 이유 3
일반 운송용 민간항공기의 경우 시계비행을 하지도 않고, 전투기처럼 급격한 회피기동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시력 최저치 기준이 있으며, 수술을 하게된 경우 불합격처리 되는가....
항공기의 운항특성상 거의 대부분이 자동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조종사가 장비의 판단을 믿지 않고 자기 판단대로 조종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운항중 가장 위험한 착륙단계에서 조종사는 ILS 혹은 MSL의 도움을 받아 최종 착륙단계에 들어갑니다.
여기에서 주요한 판단기준이 조종사 결심고도(Decision High)이라는 것인데, 결심고도가 될때 까지 조종사에게 육안으로 활주로 식별등이 판별되지 않으면 조종사는 착륙시도를 포기(Go around)해야만 합니다.
(이 결심고도는 공항의 ILS 장비의 수준마다, 그리고 항공기의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이때 조종사의 시력이 나빠서 판단에 시간이 더 걸리거나, 혹은 저녁인데 야맹증이 있거나 한다면 당연히 착륙시도에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민간항공기 조종사에게 요구되는 조건 중 수술이 왜 불합격기준이 될까요?
전투기의 경우는 위에서 설명했으니 이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민간항공기의 경우는, 일반적인 순항고도가 대류권 혹은 대류권계면에 속합니다.
[국내선의 경우 순항고도는 일반적으로 FL220 ~ FL280 (22,000ft ~ 28,000ft) 까지의 고도를 사용하며, 국제선의 경우는 FL260 ~ FL390 (26,000ft ~ 39,000ft) 까지 사용합니다. 항공분야에서는 300m를 1,000ft로 계산합니다.
즉, 위의 고도를 미터로 환산하면 국내선은 6.6km ~ 8.4km 이며, 국제선의 경우는 7.8km ~ 11.7km 가 되네요.]
이 고도에서의 압력은 지상의 압력과 비교할 때 매우 저압에 속합니다. 항공기에 여압장치(Cabin Pressure)가 작동중이어서 못느낄 뿐이죠.
만일 이 여압장치가 고장을 일으킨다면?
항공기는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관제기관의 협조하에 최대한 빨리 저고도(FL160 이하)로 내려가아만 합니다.
이 상황에 조종사가 안구에 손상을 주는 수술을 했다던가, 혹은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람이라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까요?
정리하면서 (조종사의 시력조건 정리)
다음은 조종사의 신체조건 중 시력 및 안구 전반에 관한 국내항공법의 조건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표준권고안과 동일합니다.
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할 것. 다만, (2)의 기준은 항공업무를 행함에 있어서 상용안경(항공업무를 행함에 있어서 상용하는 교정안경을 말한다)을 사용하는 동시에 예비의 안경을 휴대할 것을 신체검사증명에 조건으로 보여하는 자에 한한다.
(1) 각안이 교정하지 아니하고 1.0이상의 원거리 시력이 있을 것
(2) 각안이 교정하지 아니하고 0.1이상의 원거리 시력이 있고, 각 렌즈의 굴절도가 ±6디옵터를 초과하지 아니할 것
나. 교정하지 아니하거나 자기의 교정안경에 의하여 각안이 30센티미터에서 50센티미터까지의 임의의 시거리에서 근거리 시력표(30센티미터 시력용)의 0.5이상의 시표를 판독할 수 있을 것
다. 정상적인 양안 시기능을 가질 것
라. 정상적인 시야를 가질 것
마. 야간시력이 정상일 것
바. 안구운동이 정상이고 안구의 떨림이 없을 것
사. 색각이 정상일 것
위 내용을 정리하면 결국 나안시력 0.1 이상이면 시력교정기구(안경)를 이용하여도 운송용 조종사의 시력조건으로 문제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렌즈의 굴절도가 ±6디옵터를 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실질적인 조종사의 시력 및 안구에 관한 조건을 확인해 보겠습니다.(불합격 조건입니다.)
3. 시력
- 원거리시력 → 나안시력 : 0.4이하, 교정시력 1.0미만
- 근거리시력(필요시 부가적 실시) → 나안시력 1.0 미만
- 굴절 +2.25 또는 -1.75D 이상 : 모든 경선에서
1.75D 이상 난시 : 원추굴절률
2.00D 이상 부동시 : 구면대응굴절률의 양안 굴절률 차
- 각막굴절을 변화시키기 윈한 각막굴절술의 병력 (엑시머레이져, 라식,라섹수술 등)
- 사위 및 사시, 색맹, 색약, 기타 안과 질환, 안압(21초과)
실질적인 시력 및 안구에 관한 조건에서는 나안시력이 0.4 이하이면 불합격 처리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0.4를 초과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렌즈의 굴절도 역시 국내항공법 보다 더 세세하게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국제민간항공기구의 표준권고안이 [최저치]기준이기 때문입니다.국제규약상 어떠한 국제기구에 가입된 국가가 그 국제기구의 최저치 보다 미만인 조건을 국내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 됩니다.
하지만, 해당 국제기구의 최저치 기준보다 초과되는 기준을 적용할 경우 문제될 소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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