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변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는 얼큰하고 뜨거운 육개장 한 그릇이 제대로 당기는 시기다. 육개장은 원래 개고기를 넣고 장을 풀어 먹던 개장국에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던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맛있는 육개장의 기본은 양지머리고기 등으로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뜨거울 때 손으로 찢어 양념해 넣은 쇠고기와 은근한 단맛을 내는 대파를 넣고 부드러운 매운맛이 나도록 뭉근하게 끓여내는 것이다. 여기에 양을 양지머리와 함께 양념해 넣거나, 고사리, 토란대, 숙주, 느타리버섯 등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한참 끓어 부드러워지고 국물을 잔뜩 머금은 건지를 건져먹다가 밥까지 한 공기 말아먹으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뱃속뿐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하지만 우리가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은 고깃국물에 파와 당면을 넣고 계란을 풀어 양을 맞추는 식이 대부분이다. 육개장은 번거로운 조리과정이나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저렴한 메뉴로 인식되어서인지 한식당 구색 메뉴 정도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으로 하는 곳이 드물고, 그만큼 제대로 끓인 육개장을 먹기가 쉽지 않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육개장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는 ‘장례식장 매운 고사리탕’의 이미지를 재고 시켜줄 만한 제대로 된 육개장의 맛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아쉽기만 하다. 공덕동 뚱땡이이모 육개장
일단 2천9백원이라는 가격에 육개장을 먹을 수 있다니 흐뭇한 집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육개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은근한 매운맛과 파의 달큰한 맛을 제대로 냈다. 다른 집들보다 오히려 가장 육개장다운 맛의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집이다. 양이나 건지는 적은 편이지만 앙증맞은 양송이 한쪽과 홍고추까지 고명으로 올려내는 센스까지 보여준다. 3천원을 내고 따로 말하지 않으면 1백원을 거슬러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만족스러운 한 그릇이면 애교라고 봐 줄만 하다. 전화가 없다. 대림동 분점은 (02)832-2034
육개장 : 2,900원
역삼동 동경육개장
역삼동 과학 기술회관 별관 쪽에 위치한 동경육개장은 보기 드물게 육개장을 간판메뉴로 내건 곳이다.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심사와 해장메뉴로 인기 높은 이 집 육개장은 고사리나 토란대, 계란도 없이 오로지 대파와 쇠고기만으로 맛을 낸다. 사골국물에 함께 삶아낸 양지머리 살을 쭉쭉 찢어 담고, 한번 데쳐 아린 맛을 뺀 대파가 들어간 칼칼한 국물을 부어내는 식이다. 고명으로는 계란 지단과 대파 썰어 넣은 것이 전부. 특별할 것은 없지만 무난하고 소박한 육개장 한 그릇이 생각날 때 적당한 집이다. 육개장 이외에 갈비탕이나 북엇국도 직장인들의 단골메뉴로 꼽힌다.
전화 : 02-566-9779 / 육개장 : 6,000원
을지로 우래옥
냉면과 불고기로 유명한 우래옥은 육개장 맛도 수준급으로 쳐준다. 진하게 고아낸 고깃국물에 갖가지 건지가 풍성하게 들어 있어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육개장이라 할만하다. 넉넉하게 찢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에 파와 고사리, 계란, 당면으로 맛을 더했다. 고깃국물의 진한 감칠맛은 좋지만 파의 달큰한 맛은 부족한 것이 아쉽다. 한 그릇 먹고 나면 오래도록 든든하게 남는 푸짐한 양도 이 집 육개장의 장점이다.
전화 : 02-2265-0151 / 육개장 7,000원
삼각지 칼국수전문
일명 ‘삼각지 육칼집(육개장 칼국수)’라 불리는 이 집은 팔고있는 음식 이름을 상호로 내 걸은 점이 특이하다. 용산 삼각지 고가도로 밑에서 25년 넘게 육개장에 말아낸 칼국수를 내고 있다. 사골국물을 기본으로 잘게 찢은 양지와 대파만으로 간결한 맛을 내는데 그 맛이 칼칼하면서도 구수하다. 육개장을 주문하면 칼국수를 따로 주고, ‘육칼’을 주문하면 공기밥이 따라 나온다. 육개장과 칼국수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지만 진한 국물과 매끈한 칼국수 면발이 은근히 어울린다. 지금은 수리중으로 11월 1일 이후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찾아가기 전에 확인해봐야 한다.
전화 : 02-713-6204 / 육개장 : 5,000원 ㅣ 육개장칼국수 5,000원
충무로 진고개
1963년 처음 문을 연 충무로의 진고개는 든든한 식사와 퇴근길 술 한잔이 한번에 해결되는 한식당이다. 갈비찜과 게장무침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식사메뉴로 나오는 육개장도 단골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스텐냄비에 가득 담긴 육개장은 검붉은 색의 고추기름 때문에 맵고 기름져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은근한 매운맛이 나고 국물도 시원한 편이다. 건지로 쪽파에, 삶은 계란을 하나를 넣어주는 것이 꽤나 특이하며, 생강향과 후추향이 진한 국물 맛도 깊은 인상을 준다. 무난하고 순한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맛이 될 수도 있지만, 육개장으로 유명한 집들 중 가장 개성 있는 맛을 내는 곳이 아닐까 싶다.
전화 : 02-2267-0955 / 육개장 : 6,000원
수유리 샘터마루
육개장으로 꽤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으로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국밥집이다. 해장국이나 오뎅백반처럼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식사는 내는데, 얼큰한 맛의 육개장을 가장 많이 찾는다. 고사리와 파, 그리고 칼로 길게 썰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를 넉넉하게 넣어 끓여내는데 제법 톡 쏘는 매운맛이 있다. 육개장 외에는 양과 선지를 넣고 담백하게 끓인 해장국도 괜찮다. 따끈하게 나오는 양념두부, 간간한 조개젓, 시원한 백김치가 맛깔스러운 반찬 역할을 한다. 식당 한쪽으로 산자락과 연결된 계곡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어 운치가 있다. 일부러 찾아가 먹을만한 맛은 아니지만 출출한 등산객의 요기로는 아쉽지 않은 맛의 육개장을 먹을 수 있다.
전화 : 02-902-6456 / 육개장 : 4,000원
을지로 안성집
달달하고 서민적인 맛의 양념갈비로 75년 이후 계속 사랑 받는 집이다. 또 다른 대표 메뉴인 보쌈김치와 함께 단골들이 즐겨찾는 메뉴는 육개장이다. 매운 맛이 강한 이 집의 육개장은 제대로 된 육개장 맛이라기 보다 고기와 파를 넣고 끓여낸 따로국밥 같은 느낌이 강하다. 재료와 양념의 맛이 조화되도록 충분히 끓인 것 같지 않은 날카로운 매운맛이 있다. 조미료 맛이 진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육개장의 참맛을 보기엔 아쉬움이 남으며, 6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내용물도 섭섭하다. 육개장만 먹기 위해 찾아가기 보다 갈비를 먹으면서 곁들임 식사로 주문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전화 : 02-2279-4522 육개장 : 6,000원
용산역 역전식당
역전 식당은 바싹 불고기와 육회 비빔밥이 대표 메뉴지만 육개장도 많이 알려져 있다. 양지머리 고기와 파를 충분히 넣고 무르게 끓여 내며 별다른 건더기가 없는 스타일이다. 부드러운 파맛은 좋지만 조미료 맛이 꽤나 강해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딱 떨어지는 맛의 바싹불고기나 낙치초회 등 대표 요리 뿐 아니라 식사메뉴까지 왠만한 수준 이상의 솜씨를 보이는 이 집의 내공을 고려할 때는 다소 떨어지는 맛이 아닌가 싶다.
전화 : 02-749-4689 육개장 : 6,000원
을지로 평래옥
냉면전문점의 육개장들의 일반적인 특징과 같이 진한 고깃국물맛이 두드러진다. 냉면에 넣는 것과 같은 편육에 크게 썰은 파, 당면, 계란을 넣고 끓인다. 대중적인 입맛에 맞춰서인지 육개장 맛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칼칼하고 간간한 편이다. 건지는 제법 든든하게 들어있으며 닭무침 등 딸려 나오는 반찬도 푸짐해서 식사보다는 소주 안주 삼아 즐기는 것이 더 적당할 듯하다.
전화 : 02-2267-5892 육개장 : 5,000원
윤흥분 삼삼국밥 국밥을 아이템으로 한 프렌차이즈 브랜드다. 3천원 대에 국밥으로 식사를 할 수 있어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국밥류의 여러 가지 메뉴가 있지만 그 중 제일 좋은 맛을 내는 것이 육개장이다. 3천9백원이라는 가격에 찢어 넣은 양지머리고기와 파 뿐 아니라 토란대,숙주까지 넣고 계란도 지단을 부쳐 얌전히 올려낸다. 국물은 진하지만 너무 맵지 않게 끓여냈다. 약식육개장이 일반적인 현실에서 이 정도로 구색을 갖춘 육개장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근처에서 식사거리로 선택하기에는 무난한 집이다. 육개장 이외의 메뉴는 좀 더 평범한 편이다. 전화 : 02-2263-0189 (을지로점) 육개장 : 3,9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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