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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에 시작되는 잇몸병 사춘기 여학생·임신부 특히 조심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23. 23:42
잇몸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통증까지 함께 나타나는 '잇몸병'. 잇몸병은 나이 든 사람들의 병으로 알려져 있으나 젊은 사람들에게도 흔하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7년 자료에 따르면 20대 성인의 62%, 30대 성인의 65.6%가 잇몸병을 갖고 있다. 50대 82%, 60대 88.5%보다 적지만, 20~30대 10명 중 6명 이상이라면 결코 적지 않다.

세브란스 치과병원 김종관 교수는 "20~30대 젊은이들은 당장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치아나 잇몸 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잇몸병은 나이 들어 생기는 것이 아니라 20~30대부터 진행돼 40~50대부터 본격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은염은 자각증상 없어 지나치는 경우 많아
구강 내에는 200~300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이중 잇몸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은 8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잇몸 병은 먼저 구강 내 치태가 축적되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균이 증가하면서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의 염증, 즉 '치은염'으로 시작된다. 김종관 교수는 "치은염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많지만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칫솔질 할 때 피가 나고 잇몸이 붓는 것이 반복되면서, 입 냄새가 심하면 잇몸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은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치아뿌리를 따라 번져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조골, 인대 등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치주염'으로 진행된다. 잇몸과 치아 사이가 뜨고 깊게 파여 주머니(치주낭)가 생기고 치조골의 일부가 파괴되면서 이가 들뜨고 약간 흔들리기도 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류인철 교수는 "치은염은 스케일링만으로도 좋아지지만, 치주염으로도 진행되면 치료를 해도 잇몸을 건강한 상태로 완전히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호르몬도 잇몸병 악화 원인
사춘기 여학생이나 임신부는 특히 잇몸병에 취약하다. 사춘기 여학생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의 성호르몬 분비가 급증하면서 잇몸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많아져 혈관벽이 얇아지고 작은 자극에도 잇몸이 민감해진다. 이 때문에 치태나 치석의 양이 평소와 비슷해도 잇몸이 쉽게 붓고 염증도 잘 생긴다.

임신을 하면 임신 유지를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지속적으로 분비돼 사춘기 때처럼 잇몸이 민감해진다. 더욱이 임신을 하면 체온이 상승하고 입덧 등으로 침의 산도가 높아져 세균이 번식하기 좋다.

보스톤클래식치과 홍경재 원장은 "임신 계획이 있으면 미리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임신하면 잇몸이 나빠질 확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신 중에 부득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임신 안정기인 4~6개월 사이가 바람직하다.

■최선의 예방법은 올바른 칫솔질
가장 효과적인 잇몸 관리법은 칫솔질을 제대로 하는 것. 치은염은 칫솔질, 치실 등을 통해 일차적인 관리만 해주면 낫는 경우가 많다. 다만 칫솔질을 열심히 하는데도 잇몸이 나빠지는 사람이 있고, 칫솔질을 소홀히 하는데도 잇몸이 별로 나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 병원치과 박준봉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의 90% 이상이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를 제대로 닦고 있는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이 닦는 법을 배운 뒤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며 하루에 한 번 칫솔질을 하더라도 5분 이상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칫솔질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혀끝으로 앞니의 반들반들한 느낌을 기억한다. 그다음 어금니 위아래, 양쪽 송곳니, 아랫니 안쪽 등에 혀를 대본다. 까끌까끌한 느낌이 있다면 그 부분이 칫솔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박준봉 교수는 "칫솔질 할 때 잇몸에 피가 난다고 그 부분 칫솔질을 소홀히 하면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오히려 피가 난 잇몸 부위를 꼼꼼히 닦아야 세균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치아와 잇몸 사이를 집중적으로 꼼꼼히 닦아야 한다. 그래야 잇몸 염증의 원인균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치주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초기 치주염은 국소 마취를 하고 치태, 치석 및 주위의 염증 조직을 제거하는 '치주 소파술'을 받는다. 중기 이상의 치주염은 국소 마취 후 잇몸과 치아 사이를 열고 치아 뿌리를 따라 깊은 곳에 존재하는 치태, 치석을 제거한 후 치은을 다시 봉합하는 '치주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료와 더불어 옥수수 불검화 정량 추출물로 만든 치주질환제인 '인사돌' 등을 함께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6개월에 한번씩 스케일링 등 치과 정기검진을 받고 잇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류인철 교수는 "정기검진에 대한 인식이 낮은 지역일수록 잇몸 건강이 나쁘다는 보고가 있다"며 "치아의 뿌리가 3분의 1이 없어졌다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를 받으면 잇몸 병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음식을 씹는 등의 문제가 거의 없는 만큼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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