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되기 전엔 TV 보여주지 마세요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미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지나치게 많이 볼 경우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 정도는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연구들이 많아 만 2살이 되기 전의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아예 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텔레비전을 통해 글자, 숫자, 노래, 무용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아주 작은 이득만 있을 뿐 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먼저 텔레비전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언어 습득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게다가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이 나오는 장면 등을 많이 보게 되면 성격 형성 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 줄 수 있으며, 활동량을 줄게 해 뚱뚱해질 수도 있다.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텔레비전과 관련된 미국의 연구를 보면 미국 어린이들은 하루에 약 3시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이렇게 70살까지 산다면 7~10년 정도는 텔레비전을 보게 된다고 한다. 게다가 여기에는 비디오나 영화,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는 시간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미국소아과학회의 의사들은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가 소아청소년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대중매체 제공자들이 아이들에게 이로운 방송을 하도록 설득하고, 학교 교육에서 대중매체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그 결과로 1990년에는 ‘어린이 텔레비전 법령’이 제정되기도 했다. 또 아이들에게 교육 효과가 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일정 시간 이상 편성하도록 하고, 아이들 프로그램 방송 시간 동안에는 광고를 줄이도록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텔레비전의 심각성은 거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두 돌 이전의 아이에게는 텔레비전을 아예 보여 주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놀고 노래하고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두뇌 발달을 촉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두 돌이 지난 아이들도 유익하고 비폭력적인 프로그램이라도 하루에 1~2시간 이내로 시청 시간을 제한해야 하고, 1~2시간에는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비디오, 영화, 컴퓨터 사용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아이의 방에는 아예 텔레비전을 두지 않는 것이 좋고, 한 주 단위로 시청 계획을 미리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말을 할 수 있을 정도 되면 아이들과 함께 텔레비전을 본 뒤 의견을 나눠 보는 것이 좋다. 폭력, 성, 술, 담배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면 특히 토론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른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스스로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 학교 교육에 대중매체에 대한 교육과정을 포함하는 등 사회적인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문명의 유익한 도구인 텔레비전이 바보상자가 되지 않도록 부모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