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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할 때 손으로 가리지 마세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24. 00:20
여러 연구를 보면 겨울철에 사망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호흡기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흡기 질환의 대명사 격인 감기는 그 자체로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드물게는 치명적인 2차 질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다른 사람의 기침이나 재채기보다는 주로 손을 만져서 전파되기 쉽다.

감기에 걸린 사람과 악수를 하거나 감기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이 만진 물건을 만진 뒤 곧이어 자신의 눈, 입, 콧속을 만지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하철, 버스, 슈퍼마켓에서나, 수레·문 등의 손잡이와 전화기 같이 표면에 구멍이 없고 딱딱한 물건을 만진 뒤에는 감기 바이러스와 접촉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최근 언론에서 감기와 독감 예방을 위해 재채기 할 때의 에티켓에 관한 보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보도마다 내용이 달라 혼란스러웠다. 재채기를 할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게 좋은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하는 것이다. 이들을 사용할 수 없다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하되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물건을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람이나 물건이 없는 허공에 재채기를 하는 게 그나마 낫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한 뒤 손을 씻지 않은 채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물건을 만지는 것은 가장 손쉽게 감기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방법이 된다.

감기나 독감은 자신은 물론이고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도 노력해야 예방할 수 있는다는 점에서 사회적 성격을 띤다. 독감이 유행할 때엔 악수 대신 다른 인사법을 쓰고, 슈퍼마켓에서는 수레의 손잡이를 닦을 수 있는 물휴지를 비치하는 게 권장된다.

손을 씻지 못해 더러운데 눈이 가려워 비벼야 할 때에 손등을 사용하면 감염 가능성이 낮아진다. 겨울철에 장갑을 끼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바람직하다.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독감 예방을 위해 학생들에게 ‘손을 자주 씻고 얼굴을 만지지 마세요’라는 캠페인을 벌여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사소한 행동 변화 하나가 독감 같은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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