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보양식
글ㆍ사진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한해 건강 농사는 복중에 달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철 건강관리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100년만의 무더위든 아니든 여름은 여름이다. 철저한 위생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과 체질에 맞는 음식 등으로 몸을 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몸에 맞는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 같은 음식이라도 체질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한 두 가지 음식만을 집중 공략하는 것은 영양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적당히,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여름나기의 비결이다. |
진흙 속 헤치고 다니는 갯장어처럼 ‘기운이 펄펄’ <전남 장흥 갯장어 샤브샤브> 건강식의 대명사 장어. 그 중에서도 남해안 일대 갯벌에서 서식하는 갯장어는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A가 풍부해 여름철 최고의 강장 식품으로 꼽힌다. 맛 또한 담백하고 고소해 입맛 까다로운 이들에게도 찬사를 한 몸에 받는 음식이다. 특히 6∼8월 초 전남 장흥 연안 일대의 청정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갯장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대량 수출되었지만 요즘엔 국내에서도 갯장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국내 소비량도 만만치 않다.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다. 전남 장흥 사람들은 갯장어를 ‘하모’라고 부른다. 뱀장어나 붕장어에 비해 가시가 많은 게 흠이지만 맛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시가 신경 쓰인다면 구이보다는 샤브샤브로 먹는 것이 좋다. 갯장어를 샤브샤브로 즐기면 진한 육수가 우러나 시원한 국물을 맛볼 수 있고 죽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소화 흡수도 잘 된다. 샤브샤브를 만들 때는 무엇보다도 싱싱한 갯장어가 중요하다. 그래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 담백한 육수를 만들 수 있기 때문. 육수는 갯장어를 손질한 뒤 남는 뼈와 머리를 고아 만든다. 녹각, 인삼, 대추, 버섯 등을 넣어 만든 육수가 끓으면 한 입 크기로 준비한 갯장어를 살짝 익혀 먹는 것. 갯장어는 살짝만 데쳐도 육질이 야들야들하고 고소하다. 여기에 겨자 간장을 찍어 먹거나 상추나 김치에 싸 먹는다. 갯장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장흥군에 몇 군데 있다. 그중 장환도 포구 바로 앞에 자리 잡은 ‘하와이관광횟집’은 주인이 직접 배를 몰고 나가 갯장어를 잡아 훨씬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샤브샤브 한 접시는 2~3명이 먹을 수 있다. 2만~3만원. 061-867-2979 |
그윽한 솔 향이 입안에 가득 <경북 봉화 송이돌솥밥> 귀족 버섯으로 통하는 ‘송이’. 가격 비싸고 수확량도 많지 않아 예부터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버섯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표 온도와 일교차, 습도 등 자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인공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산지로 경북 봉화와 강원도 양양을 꼽을 수 있는데 특히 봉화 지역의 마사토라는 토질에서 자란 송이의 향이 진하고 맛이 쫄깃해 특급으로 친다. 신라시대에는 왕에게 진상을 하기도 했고 동의보감에서는 ‘독이 없고 맛은 소나무 냄새가 나는 나무에서 나는 버섯 중 으뜸’이라고 하는 등 송이는 오래전부터 특별한 음식으로 통했다. 영양학적으로 살펴보면 버섯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줘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에 효험이 있다. 또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의 맛과 향을 상승시켜 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고. 살짝 데쳐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 송이회, 담백한 맛이 일품인 송이전골이나 돌솥밥으로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이중 돌솥밥은 송이의 맛과 향, 영양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음식. 콩이나 밤, 은행과 함께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으면 송이 특유의 향이 침샘을 자극한다.참다랑어로 우려낸 육수로 맑게 끓인 송이전골과도 잘 어울린다. 송이 제철은 가을이지만 경북 봉화에 가면 자연 송이를 일년 내내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송이가 가장 많이 나는 초가을에 1년 치를 한꺼번에 구입해 급랭한 후 다음 해까지 사용하고 있다. 송이 원가가 만만치 않은 까닭에 음식 가격이 비싸지만 여름 더위와 바꿀 정도로 영양이 그만이니 한 번 정도는 호사를 누려볼 만하다. 송이돌솥밥 15,000원~20,000원, 송이전골(1인분 기준) 15,000원~20,000원. ‘용두식당’ 054-673-3144 |
새콤하고 차가운 국물이 일품 <경기도 파주 초계탕> 닭요리라고 해서 삼계탕처럼 뜨거운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계탕 같은 차가운 국물이 오히려 여름엔 더 잘 어울린다. 초계탕은 기름기가 쏙 빠진 닭고기를 결대로 찢어 식초와 겨자로 맛을 낸 육수에 말아먹는 평양식 별미다. 여기에 배, 오이, 동치미 무를 채 썰어 함께 올리면 냉면과도 모양새가 비슷해진다. 초계탕은 식초와 겨자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이름.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자 때문에 초겨탕이 아닌 초계탕이 됐다. 식초의 새콤한 맛과 겨자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기에도 그만이다. 닭고기와 고명을 다 건져 먹으면 메밀국수를 말아 먹기도 한다. 평소 닭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들도 초계탕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닭이 가진 따뜻한 성질 덕에 소화 흡수가 잘 되고 불포화 지방산이 체력 회복에 도움을 줘 보양식으로 즐기기에 그만이다. 경기도 파주 법원리에 30년이 넘은 초계탕 전문점 ‘법원리 초계탕’이 있다. 평양에서 냉면집을 하던 할머니에 이어 현재 3대째 음식점을 하고 있는 것. 참고로 초계탕은 온반과 함께 북한을 대표하는 여름철 건강식이다. 초계탕을 주문하면 닭 껍질 무침과 따끈한 메밀전이 함께 나와 섭섭하지 않다. 실제 법원리 초계탕은 주인 김씨의 노력 덕분에 특허 등록을 받기도 한 곳이다. 초계탕 2만7,000(2인)~3만6,000원(3~4인분 기준). 031-958-5250 |
탄산수로 삶은 토종닭 별미 <경북 청송 달기약수 닭백숙> 닭갈비, 찜닭, 불닭까지 우리나라처럼 닭들의 변신이 자유자재인 곳도 드문 것 같다. 하지만 닭백숙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도 없다. 남은 육수로는 닭죽까지 쑤어 먹을 수 있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보양식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맹물에 닭을 넣고 그냥 삶으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경북 청송의 달기약수 닭백숙이다. 탄산수인 달기약수로 삶아낸 연한 육질의 닭백숙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달기약수는 4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알칼리성 약수로 위장병, 빈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엔 약수를 이용하는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그 가운데 ‘부산식당’은 3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달기약수에 황기, 당귀, 인삼 등 10가지 한약재와 마늘, 녹두,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낸다. 육질이 쫀득쫀득하면서 쉽게 물러지지 않아 씹는 맛이 좋다. 약재를 넣어 향도 그만이고 짙은 빛깔이 군침을 돌게 만들다. 남은 국물에 찹쌀을 넣고 끓인 닭죽 역시 일품이다. 토종닭백숙 2만5,000원(2인), 30,000원(3인). 054-873-2078 |
비타민B1으로 피로 물리치기 <전북 진안 애저찜> ‘여름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란 말 탓에 여름이면 으레 돼지고기를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 냉장유통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아 쉽게 상했던 돼지고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영양학적 측면에서 돼지고기만큼 효자 식품도 없다. 돼지고기는 동맥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비타민F가 뇌 활동을 촉진시켜 준다. 특히 피로, 무력증에 관여하는 비타민B1(티아민)이 쇠고기보다 10배 이상 들어 있어 나른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단, 몸이 차갑고 소화기가 약한 음성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흔히 돼지고기는 삼겹살이나 목살을 구워먹거나 편육을 떠 보쌈 등으로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북 진안에 가면 상식(?)에서 약간 벗어난 독특한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바로 어린돼지를 이용해 만든 전라도 명물 ‘애저요리’로 남도에서는 더운 여름 날씨를 이기는 최고의 음식으로 치고 있다. 규합총서에 따르면 애저탕은 광주를 중심으로 한 남도 지방의 특산물이다. 옛날엔 새끼를 밴 어미돼지를 일부러 잡았다고 하는데, 이는 구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미풍양속을 해친다고 해 요즘은 새끼돼지인 아저(兒猪)를 쓴다고 한다. 아저라는 그 이름부터 안쓰러워 애저(哀猪)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요즘은 애저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애저찜에 쓰이는 돼지는 생후 20일 가량 된 새끼돼지. 마늘, 생강, 대추와 한약재를 가마솥에 함께 넣고 2시간 정도 푹 삶는 것. 이정도 삶으면 살이 무척이나 부드러워진다. 야채 등으로 쌈을 싸먹는 대신 잘 익은 김치에 새우젓을 올려 먹는데 아삭한 김치와 어우러진 야들야들한 육질이 그만이다. 비위에 맞지 않으면 애저를 편육처럼 만들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애저찜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특히 여름철이 한창 성수기다. ‘금복회관’ 애저찜 4만원(4인분 기준). 063-432-0651 |
더위 먹은 소도 일으키는 타우린 덩어리 <충남 태안 박속낙지탕> 전라도 지방에는 소가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낙지 한 마리를 호박 잎에 싸 던져주면 벌떡 일어난다고 말이 있을 정도로 보양식으로서의 낙지는 두말 하면 잔소리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역시 낙지의 효능을 극찬한 바 있다. 서남해안 갯벌에서 주로 잡히는 낙지는 8월부터 11월까지가 제철이다. 낙지볶음, 구이, 탕 등으로 해먹을 수 있지만 시원한 국물 요리인 박속낙지탕과 연포탕을 제일로 치는 사람들이 많다. 낙지에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정력보강에 효과가 좋다는 것은 상식으로 알려진 지 오래다. 또 단백질과 비타민 B2는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고 DHA는 어린이들의 뇌 발육을 돕는다고 한다. 박속낙지탕은 충남 태안반도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별미. 양식이 불가능하므로 모두 자연산이라고 보면 된다. 서해안 여행을 계획한다면 싱싱한 낙지는 일부러라도 먹어볼 일이다. 박속낙지탕의 본래 이름은 박속밀국낙지탕. 옛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밀과 보리가 나오는 시기에 칼국수나 수제비를 뜨면서 그나마 구하기 쉬웠던 낙지를 함께 넣어 먹었던 것. 특유의 시원한 국물이 사랑을 받으면서 태안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낙지는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 담갔다 건져 먹는 것이 요령이다. 초고추장보다는 고추냉이간장에 찍어먹는 것이 담백한 맛을 느끼기에 좋다. ‘삼거리한우식관’ 1인당 1만5,000~2만원 선. 041-672-4540 |
집 나간 입맛까지 찾아주는 ‘야채의 힘’ <보리밥> 쌀과 가장 많이 섞어 먹는 곡류로 보리를 꼽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 보리는 오장, 특히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부종을 빼 준다고 설명한다.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부터 서민들의 중요한 주식 중 하나로 여겨진 음식이기도 한 보리는 추위에 약하다는 결점만 빼면 아무 흙에서나 잘 자라고 잡초에도 강해 재배가 수월한 편이다. 보리의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심장 질환과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이야 사계절 내내 보리밥을 맛볼 수 있지만 소화기능이 특히 떨어지는 여름에 보리밥처럼 입맛은 당겨주고 속은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도 없다. 열무나 여러 가지 산채를 들기름, 고추장과 함께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훌륭한 영양식이 된다. 보리밥은 약간의 쌀을 넣고 함께 밥을 지어야 찰기가 살아나 맛있다. 먼저 보리를 따로 삶은 후 다시 쌀과 함께 밥을 짓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인데, 물의 양과 불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남산 케이블카 정류소 부근에 자리한 ‘남산골 산채집’에서 가마솥으로 지은 보리밥을 맛볼 수 있다. 매일 아침 가마솥으로 밥을 짓고 숭늉까지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밥을 지을 때 녹차가루를 함께 넣어 밥 색깔이 푸른색을 띈다. 8가지 가량 되는 나물과 열무, 비지, 된장찌개, 쌈 채소가 함께 나와 기호에 맞게 비벼 먹거나 쌈으로 먹으면 된다. 나물은 조미료를 넣지 않아 담백한 맛이 살아 있다. 산채보리밥 6,000원, 산채보쌈정식 1만원, 샤브정식 1만5,000원. 02-755-8775 |
한약재로 만든 진한 육수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훠궈(火鍋)는 중국 서민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 중의 하나다. 일종의 전골 요리로 태국의 수끼, 일본의 샤브샤브와 스키야키가 있다. 전골 요리인 만큼 모든 식재료의 영양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육수가 아닌 당귀, 대추, 오미자, 황기 등 한약재를 이용한 진한 육수 2가지가 나오는 점이 특이하다. 태극 문양의 칸막이가 되어 있는 냄비에 한쪽은 뼈를 고아낸 백탕이, 다른 한쪽엔 향신료 등으로 맵게 간?한 붉은 육수인 홍탕이 나온다.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에겐 다소 역할 수도 있으므로 백탕부터 맛보는 것이 좋은데, 훠궈 육수의 묘한 향에 매료되면 자신도 모르게 거의 중독 수준이 되기도 한다. 지난 1980년대 중국에서 개인의 식당 운영이 허락된 후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난 곳이 바로 훠궈 식당. 평소 따뜻한 요리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특히 즐겨 먹는 음식이다. 현지에서는 양고기를 많이 먹지만 우리 입맛에는 쇠고기나 해산물 정도가 적당하다. 청경채, 죽순, 버섯, 만두, 두부 등 육류와 야채를 골고루 데쳐 먹는다. 재료를 건진 뒤 매콤한 훠궈 소스를 찍어 먹으면 된다. 마지막엔 면으로도 마무리할 수 있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가격은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2만원 선부터 시작. ‘여의도 중경신선로’ ☎02-3775-1688 |
블랙푸드의 대표주자 <흑임자 죽, 흑임자 두유> 반드시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만 몸을 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식을 즐기는 이들이 즐기는 보양식도 무시할 수 없다. 바로 최근 조명을 받고 있는 컬러 푸드로 만든 요리다. 컬러 푸드는 노랑, 빨강, 초록 등 색깔에 따라 음식을 분류해 놓은 것으로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특히 권할 만 하다. 그 중 검은콩, 검은쌀, 검은깨, 오징어먹물 등이 포함되는 블랙푸드는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대표적인 건강식. 물론 빨갛고 노란색의 음식에 비해 입맛을 확 잡아 당기지는 못하지만 식탁 위의 숨겨진 보물이다. 블랙푸드가 건강식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 때문. 바로 이 안토시아닌이 노화의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항암 및 항궤양, 심장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검은깨(일명 흑임자)는 레시틴, 칼슘, 인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돕는다. 중국에선 불로장생 식품으로 꼽히며 신라의 화랑들이 수련 중에 먹었던 7가지 곡물 영양식 중 하나가 바로 흑임자다. 또 소화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위장활동을 원활하게 해주고 간장과 신장을 보해주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여름철 가장 허해지기 쉬운 장기가 바로 신장이다. 신장의 기능을 북돋워주기 위해 검은깨를 가까이 하면 보다 수월하게 더위를 이기고 건강한 가을을 준비할 수 있다. 검은깨는 특성상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잘 볶아 곱게 빻아 놓고 수시로 우유나 두유에 타 먹거나 쌀가루를 이용해 죽을 쑤어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상큼한 음료로 기분까지 가볍게 <말차 요구르트 프라페와 아이스 유자차> 차와 음료 역시 제대로 마시면 음식 못지않은 건강식이 될 수 있다. 특히 다른 계절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엔 음료를 통한 지속적인 수분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뇨를 촉진하는 커피보다는 비타민이 풍부한 녹차나 과일쥬스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평소 따뜻하게 즐기던 유자차, 레몬차, 우롱차 등을 여름엔 얼음 동동 띄워 차갑게 마시는 것도 요령이다. 다소 번거롭게 생각되지만 다량으로 끓여놓고 냉장 보관하면 된다. 보리차나 식수 대용으로 마시면 더욱 좋다. 최근에는 요구르트와 녹차 열풍에 힘입어 몸에도 좋고 입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음료, 디저트가 소개되고 있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서울 인사동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는 말차(어린 찻잎으로 만든 가루녹차)와 플레인 요구르트, 얼음을 갈아 만든 말차요구르트프라페를 선보이고 있다. 말차는 찻잎에 있는 비타민 A와 E, 섬유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어 피로회복에 그만이다. 또 뒷맛이 깔끔해 텁텁한 음식을 먹은 후에 디저트로 즐기면 좋다. 한편 겨울에 먹다 남긴 유자차나 모과차를 차갑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유자의 경우 믹서에 한번 갈아주면 껍질과 과육까지 함께 먹을 수 있다. 말차요구르트프라페 7,000원, 아이스유자차 6,000원, 녹차빙수 1만원. 02-735-6678 |
글ㆍ사진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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