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과탐 물리Ⅱ 11번 문제(3점)의 정답이 2개일 수 있다는 주장이 물리학계에서 제기됐다. 한국물리학회는 22일 학회 교육위원회를 소집, 해당 문제와 한국 물리학 교육과정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벌여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물리학회가 복수의 정답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이미 정시 모집이 시작된 상태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21일 물리학계와 올 수험생에 따르면 논란이 된 11번 문제는 '그림은 1몰의 이상기체의 상태가 A→B→C→A를 따라 변화할 때 압력과 부피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A→B는 정적과정, B→C는 단열과정, C→A는 등온과정이다. A와 B의 온도는 각각 T, 2T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단, 기체상수는 R이다.)'라는 것이다.
포스텍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는 "물리학 전반의 지식으로 봐서는 보기에서 '②ㄷ'이 맞는 답"이라며 "교육평가원이 답이라는 '④ ㄴ, ㄷ' 중에 'ㄴ'이 틀리느냐 맞느냐에 따라 답이 2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기체가 원자 하나로 이뤄졌을 때는 '④ ㄴ, ㄷ' 중 'ㄴ'도 맞아 '②ㄷ', '④ ㄴ, ㄷ' 둘 다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능 문제에서는 이상기체에 대해 원자가 하나인지, 2개 이상의 원자로 구성돼 있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수능 출제와 채점을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5일 수능 직후부터 19일까지 닷새간 수험생 등으로부터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이번에 논란이 된 물리Ⅱ 11번 문항을 포함해 총 124개 문항에 대해 이의신청을 접수해 심사한 끝에 "문제에 이상이 없어 이의신청을 기각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상기체가 하나의 원자로 구성된 것만 가르치기 때문에 정답은 '④ ㄴ, ㄷ'이 맞다"는 입장이다. 교과 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것까지를 정답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평가원의 설명이었다.
7일 성적 발표 결과 물리Ⅱ는 총 1만9597명이 응시했으며, 이들 중 991명(5.06%)이 1등급을 받았다. 3점짜리 두 문제 정도를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진 것이다.
평가원 이명준 수능 처장은 "물리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보고 최종 검토하겠지만 지금까지 대입 원서접수 중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가 이뤄진 적은 없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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