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시즌 들어 스커트 대신 통이 넓은 바지가 여성 패션의 유행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여름까지 여성들의 패션을 주도했던 몸에 딱 달라붙는 스타일의 '스키니 바지' 대신 실루엣이 헐렁한 통이 넓은 바지가 여성복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
◆'스키니 바지' 가고 '배기 팬츠' 뜬다
인터넷 장터(오픈 마켓)인 G마켓은 이달 첫째주부터 바지의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셋째주에는 바지 판매량이 스커트를 1.8배 이상 웃돌았다고 밝혔다.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씨,비키는 가을 시즌을 맞아 주력 제품에 변화를 줬다.
스키니 타입의 바지는 전년 대비 15% 정도 모델 수를 줄였고,통이 넉넉한 '와이드 팬츠'나 주름 잡힌 헐렁한 '배기 팬츠'는 전년 대비 30% 정도 모델 수를 늘려 내놓은 것.
유행 패션 아이템에 가장 민감한 온라인 쇼핑몰들에서 통이 넓은 바지의 판매 신장세가 두드러진다.
G마켓은 지난 한달간(8월17일~9월16일) 통이 넓은 바지를 4700여종류 내놓았고,하루 평균 9000벌 이상 팔아 치우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각각 80%,150% 이상 급증했다.
반면 지난 여름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스키니 바지는 전년에 비해 판매량이 5% 정도 감소했다.
특히 멜빵이 달린 오버올 타입의 바지와 허벅지 부분이 넉넉하고 발목으로 내려갈수록 슬림하게 좁아지는 일명 '승마 바지'같은 스타일이 급부상하고 있다.
비키 명동점에서는 멜빵 달린 통 넓은 바지는 매장에 출고된 지 4일 만에 100장이 넘게 팔렸고,승마바지 스타일은 출고된 지 1주일 만에 120장 판매됐다.
G마켓의 이애리 패션그룹장은 "이번 달 히트 품목의 자리에 올라선 '와이드·배기 팬츠'는 몸에 딱 붙는 스키니 바지와는 달리 몸매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복고풍과 매니시룩의 영향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지난 여름부터 불고 있는 복고풍과 매니시룩(mannish look) 트렌드의 영향으로 남성복 느낌이 나는 통이 넉넉한 스타일의 바지가 여성들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고 패션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남성의 정장 바지처럼 허리 라인에 주름을 잡은 '와이드 팬츠'가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적인 도도함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어 직장 여성들에게 가을·겨울 시즌 동안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와이드 팬츠'나 '배기 팬츠'가 단순하면서도 중성적인 느낌을 연출해 이번 시즌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 데다,지난 여름 시즌까지 열풍을 일으켰던 스키니 바지에 소비자들이 흥미를 잃을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베스띠벨리의 이은미 디자인 실장은 "상의를 헐렁하게 코디하는 스키니 바지와 달리 '와이드 팬츠'는 허리 부분과 허벅지 부분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상의를 딱 맞게 입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어깨나 소매 부분에 약간 볼륨감있는 디자인은 허리선을 날씬하게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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