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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여자가 어린 남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하여 구속되었던 역 원조교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녹색의자'에서 음악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내었을까.
뭔가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관객을 고민시킬 것 같았던 영화는 의외로 두 사람의 사랑이라 정의할 수 밖에 없는 관계를 일상적이고 귀여운 시선으로 담아내었다. 그리고 현(심지호 분)의 성년 축하 파티 장면 등 영화 곳곳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하여 관객들의 상상력과 판단을 기대한다. 바로 이런 귀여운 연인의 일상들과 몽환적 상황들에서 음악의 가교 역할이 눈에 띈다.
영화 속에는 여성 보컬과 남성 보컬의 다른 두 곡의 노래가 등장하는데, 문희(서정 분)와 현의 러브신과 성년 축하 파티 후에 흘러 몽환적 느낌을 전해 주던 여자 보컬의 노래는 예슬이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자람이 불렀다.
'여덟 시간'이란 제목의 이 곡은 시계, 고양이, 찻잔 등의 동화 같은 가사와 절제된 피아노 반주가 이제는 성인이 된 이자람의 성숙한 음성에 실려 영상과 조화를 이룬다. 특히 모두가 사라진 파티 후에 흐르면서 두 인물의 공허함과 고독한 사랑을 몽환적 느낌으로 잘 살려내었다.
영화의 시작인 문희의 출소 장면과 엔딩 크레딧에 각각 영어와 한국어 버전으로 흐르던 남자 보컬의 '시간'이란 노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백현진이 불렀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실려 첫 만남의 회상과 문희의 출소를 번갈아 보여주던 장면. 그리고 엔딩에 흘러 영화의 처음과 끝에 두 사람의 사랑이 결코 특별한 사건이지 않은 잔잔한 일상임을 전달하고자 한다.
'얼굴 없는 미녀', '달콤한 인생'의 음악을 맡은 바 있는 장영규 음악 감독은 영화 속의 서정적 장면을 위해서는 피아노와 스트링, 또 비현실적 설정에는 마림바나 비브라폰같이 멜로디가 있는 타악기를 활용하였다. 일반적이고 흔한 악기의 활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장 감독은 이러한 악기들을 혼합하여 그만의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 아프리카풍 같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영화음악가 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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