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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 덕에 잘린 손가락 되찾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18. 14:16
지난달 공장에서 작업도중 왼쪽 새끼손가락 마디를 잘린 김모(54)씨는 거머리 덕에 손가락을 되찾았다. 2~3 마리의 거머리가 한 시간 가량 김씨의 손가락 접합 부위에 달라붙어 속에 고인 피를 빨아냈고, 1주일 만에 김씨는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다.

현대의학에 거머리 치료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의료용 거머리 취급 업체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병·의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쓰이는 거머리는 3만~4만 마리에 이른다. 의료용 거머리 수입회사인 한스 바이오메드(주) 관계자는 “손가락 접합 전문 병원 같은 곳에서 하루에 50~60마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2~3년 전부터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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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절단되면 접합 수술을 해도 정맥 등이 끊겨 있어 피가 잘 돌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손가락 끝이 퉁퉁 붓게 돼, ‘접합된 손가락’이 죽기 일쑤다. 여기에 거머리를 갖다 붙이면 거머리 배가 ‘빵빵’ 해질 때까지 피를 빤다. 광명성애병원 성형외과 김진수 과장은 “거머리 치료는 살 속에서 새로운 혈관을 살려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비밀은 거머리의 침에 있다. 국내 거머리 연구 대가인 한국과학기술원 강계원(73) 명예교수는 “거머리 침에서 나오는 ‘히루딘’이라는 물질이 상처를 아물게 하고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한다”며 “의료용 거머리는 무균 상태에서 키우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쓰이는 거머리는 거의 영국산이다. 국산 거머리는 크기가 작고 빠는 힘도 약해 덩치가 2배 이상 큰 영국산(최대 길이 8~9㎝)을 쓴다. 한 마리당 가격은 2만 5000원 선. 거머리는 피를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몇 개월동안 피를 안 먹기 때문에 한 번 쓰고 폐기한다.

거머리 수입 업체는 ‘석 달간 피에 굶주린’ 거머리를 수족관에 보관하고 있다가 병원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퀵 서비스’로 거머리를 배달한다. 특히 야간에 손가락 접합 응급 수술이 많기 때문에 전국 대리점을 통해 ‘24시간 거머리 배달 체제’로 운영된다.

이밖에 의료용 거머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딴 ‘거머리 박사’ 한용하 원장(한의사)은 당뇨병이나 혈관 기형으로 인한 발가락 궤양, 피부 궤양, 혈관염 치료 등에도 거머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거머리 등 의료 생물체 연구학회도 발족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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