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됐던 2007년이 어느덧 지나고 2008년 새해가 밝았다. 참여정부는 1·11대책을 비롯해 분양가상한제 등 집값 안정을 위해 수많은 대책들을 쏟아냈으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매년 정책과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올해 주택거래는 어떻게 바뀌는지, 전매 제한의 기준은 무엇인지 2008년 바뀌는 부동산 정책 및 제도에 대해 꼼꼼히 짚어보자.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지역공급대상자 거주기간 1년 이상 / 하반기부터 오피스텔 전매제한 도입, 배우자 증여공제 6억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정책 및 제도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달라지는 정책이나 제도의 향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8년 부동산 정책 및 제도는 경제자유구역 지역거주자 우선공급 30%, 공공택지 후분양제 실시, 전·월세 계약신고 의무화,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기간별 공제율 세분화, 오피스텔 전매제한 도입 등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명한 거래를 위해 문제점 보완 또는 개선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지역공급대상자 거주기간 1년 이상
올해부터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지역우선공급을 받으려는 예비 청약자들은 거주기간을 점검해 봐야 한다.
1월1일 이후 지역우선공급물량을 분양받기 위해서는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해당지역에서 1년 전부터 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모집공고일 이전 또는 6개월 이전 거주자 등으로 다양하게 규정돼 왔다. 이로 인해 송파 신도시 등 청약을 염두하고 있는 대기자들은 서둘러 해당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옮겨 두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지역거주자 우선 공급 30%
건교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지역거주자 우선공급 물량을 30%로 제한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라 경제자유구역도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대규모 택지개발지역과 동일하게 보고 해당 주택건설지역 거주자에 대한 우선공급비율을 조정키로 한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분양물량은 100% 인천지역거주자에게 우선공급 됐지만, 2007년 11월 21일 이후부터는 서울 및 경기지역의 거주자들도 70%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또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특별공급 대상자에 국제연합 등 국제기구 종사자가 추가됐다.
공공택지 후분양제 실시
1월 1일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후분양제가 실시된다. 앞으로는 국가, 주택공사, 수도권 내 지자체 및 지방공사가 공급하는 주택은 건축 공정이 전체의 40%에 달한 후에 입주자 모집이 가능하다.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건설업체 부도에 따른 위험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수요자들이 실제 아파트가 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청약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금 마련 시간이 짧아지고 전매제한기간은 상대적으로 더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철거민 특별공급제도 폐지
오는 4월 18일부터 주택을 헐 때 철거민에게 감정가로 계산한 보상금에 아파트 분양권(딱지)을 주는 ‘철거민 특별공급제도’가 폐지된다.
앞으로는 철거민들에게 특별분양권을 주지 않고, 주거용 건축물의 30%에 해당하는 이주정착금과 ‘임대주택 특별공급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임대주택 입주권은 주택규모에 따라 500~1000만원이 지원되고, 보상면적이 40㎡ 이상이면 전용면적 85㎡ 이하의 입주권이 주어지고, 40㎡ 미만일 때는 60㎡ 이하의 입주권이 나온다.
비닐 간이공작물 거주자 국민임대주택 우선 공급
비닐, 부직포 등으로 지어진 간이공작물 거주자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부터 그곳에서의 거주사실이 통보된 사람에 한해 무주택 가구주에게 국민임대주택 건설물량의 10%가 우선 공급된다.
전월세 계약 신고 의무화
1월부터 주택 매매 거래에 대한 신고뿐만 아니라 전·월세 계약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전·월세를 계약할 경우 15일 이내에 실거래가를 부동산중개업자가 해당 지자체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 위반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오피스텔 전매제한 도입
서울·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도 일반아파트처럼 전매 제한이 강화된다.
또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일정비율이 우선 공급된다. 이로 인해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오피스텔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 수요는 상당부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오피스텔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율적으로 전매제한 조치를 내렸다. 개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8월 시행될 예정이다.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분양된 아파트에 시행됐던 조세특례제한법이 올해 만료된다. 이 기간 내 지어진 타워팰리스 1·2차,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서초포스코더샵, 문정삼성래미안 등이 특례대상이다.
이들은 ‘07년까지 감면대상 신축주택을 팔 경우 취득시점부터 5년까지 양도소득세가 100% 감면되는 것은 물론 감면대상 주택 외 일반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도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만 갖추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일반주택의 감면혜택이 폐지됨에 따라 시세차익 대비 9~36%의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배우자간 증여공제 6억원으로 확대
배우자 간 증여세 공제액이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외국사례와 이혼 시 재산분할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의 형평 등을 감안해 배우자 간 증여 시 공제한도를 1주택 기준 6억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공제한도 확대는 1월 1일 이후 신규 증여분부터 적용되며 이미 증여된 재산은 관련이 없다.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비율 상향 및 납부방식 전환
2005년부터 시행된 종부세는 공시가격이 6억원 초과주택에 대해 부과된다.
정부는 보유세를 현실화하기 위해 종부세 과세표준 적용비율을 매년 10%씩 올려 2009년 100%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세법이나 제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과세표준 적용률이 매년 순차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변화하지 않더라도 세금은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올해에는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과세표준 적용비율이 80%에서 90%로 상승하게 된다. 종부세 납부방식도 신고납부에서 정부부과로 전환된다. 과세 관청이 세액을 계산해 고지서를 발부하고, 납세자는 납부기한 내(12월 1일~15일) 세금을 내면된다.
1000가구 이상 주택성능표시제 실시
올해부터 1000가구 이상 단지는 주택성능등급인정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등급을 입주자모집공고 안에 표시해야 한다. 건교부는 ‘주택성능등급 표시 대상’을 2000가구 이상에서 1000가구 이상으로 하도록 하고, 에너지성능 부문에 대해선 ‘500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도 표시하도록 했다.
건교부는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단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6개월부터 18개월 사이에 소비자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우수업체로 선정된 건설회사에는 기본형 건축비의 1%를 가산비용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단독주택 재개발·재건축 연한 30년으로 강화
서울시가 단독주택 재건축 요건 연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도시 재건축·재개발로 단독주택이 사라지고 주택유형이 아파트로 획일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 벽돌로 지은 집은 종류에 상관없이 준공 후 20년이 지나면 노후주택으로 간주될 전망이다. 앞으로 재개발·재건축에 투자할 때는 추진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는 만큼 지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권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