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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열매 악취 처리 비상

tipInfo 2016. 9. 24. 19:14

폭염에 일찍 찾아온 거리 악취..은행열매 처리 비상

매년 이맘 때쯤 찾아오는 은행나무 열매…심한 악취에 시민 불편 늘어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열매 떨어지는 속도 빨라져
-서울시 가로수 중 열매 맺는 은행나무 암나무는 3만1023주
-2014년부터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 중이지만 예산부족으로 지지부진


"가을이면 동네에 은행 열매 냄새가 너무 심해요. 신발에 묻으면 집안까지 냄새가 따라와요."

평소 운동 삼아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이모(27)씨는 요즘 자전거 타는 횟수를 줄였다. 집 앞에 군데군데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 때문이다. 잘못해서 열매를 밟기라도 하면 자전거 바퀴나 신발에 고약한 냄새가 달라붙기 일쑤다. 자전거로 열매를 이리저리 피하다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 이씨는 "항상 이맘 때면 은행 열매 때문에 신발과 자전거 바퀴를 닦느라 힘들다"며 "가을이 오는 건 좋지만 은행이 지저분하게 터져 있는 것을 보면 짜증이 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길거리에 이리저리 흩어진 은행나무 열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가을 단풍하면 떠오르는 은행나무지만 열매 탓에 시민들의 민원이 많아 각 지자체도 골치를 앓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2014년부터 열매를 맺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을 실시 중이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시 전체 가로수 30만3144주 중 은행나무 가로수는 11만3173주(37%)다. 이 중 암나무는 3만1023주로 은행나무의 약 27.4%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2년에 한 번씩 해걸이를 하는 나무의 특성 상 올해 은행 열매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올 여름 기상청 관측사상 최고 수준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열매가 떨어지는 시기도 앞당겨 졌다. 20년 이상 은행나무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원기(60)씨는 "여름철 더운 날씨에 이상현상이 나타나서 열매가 조금 빨리 떨어지는 것 같다"며 "10월 초중순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은 더디기만 한다. 암나무 규격에 따라 그루 당 교체비용이 적게는 80만원에서 많게는 120만원까지 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4년 3개 자치구에서 33그루를 교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76그루를 교체했다. 올해 교체할 예정인 200그루를 포함해도 3년간 교체한 암나무는 376그루(1.21%)에 그친다.

대신 서울시는 은행 열매 수거에 초점을 맞춰 시민불편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26일부터 11월말까지 은행열매처치기동반을 운영한다. 각 자치구별로 20여명씩 총 450명의 기동반이 매일 은행열매를 수거한다. 이렇게 수거하는 열매만 매년 4톤에 달한다. 또 다산콜센터로 민원을 제기하면 24시간 이내에 현장에 출동해서 열매를 치워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원 많이 들어오는 버스정류장이나 횡당보도 주변을 우선적으로 암나무 교체를 하고 있다"며 "3만주가 넘기 때문에 매년 200~300주씩 교체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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